[보험자율화 1년] 보험료 인상 '릴레이'·소비자 편익 '글쎄'
[보험자율화 1년] 보험료 인상 '릴레이'·소비자 편익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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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보험 등 상품 다양화 '긍정적'"소비자 보호정책 강화해야"

[서울파이낸스 서지연기자] 지난해 10월 금융위원회가 보험 상품 개발과 가격 자율화를 골자로 한 '보험 산업 경쟁력 강화 로드맵'을 발표한 이후 보험료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

규제가 철폐되면서 드론보험, 한방보험, 웨딩보험 등 다양한 이색 상품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보험료가 급격히 인상돼 소비자의 부담이 늘어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4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흥국화재는 오는 26일부터 개인용·업무용 자동차에 대해 보험료를 평균 1.9% 인상할 계획이다. 흥국화재가 자동차보험료를 인상하는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1년 만이다. 흥국화재에 앞서 악사손해보험, 삼성화재, KB손해보험도 보험료를 올리거나 조정했다.

손보사들은 지난 연말부터 올해 초까지 일제히 자동차보험료를 인상한 바 있다. 이후 잠잠하던 '보험료 인상 릴레이'가 연말이 가까워지면서 재개되는 양상이다.

보장성보험 보험료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미 삼성화재는 이달 예정이율을 기존 2.75%에서 2.5%로 0.25% 인하했다. 현대해상, 동부화재, KB손해보험 등 대형사와 메리츠화재, 롯데손해보험 등 대부분의 손해보험사들도 내년 1월에 예정이율 인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예정이율은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보험금이나 해약환급금을 지급할 때 적용하는 이율로, 0.25% 내려가면 보험료는 약 5~10% 높아진다.

생명보험의 경우 지난 10월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등 주요 생보사가 예정이율을 2.75%에서 2.5%로 낮춘 데 이어, 미래에셋생명과 신한생명은 각각 3.30%, 3.00%에서 3.00%, 2.85%로 예정이율을 인하했다.

NH농협생명도 이달 2.90에서 2.70%로 낮췄으며, 교보생명, ING생명, 동양생명 등도 내년 초 인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2의 건강보험으로 불리는 실손보험 역시 1년 만에 20% 가까이 보험료가 올랐다. 심상정(정의당) 의원이 발표한 '실손보험료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손보사를 포함한 24개 보험사의 실손보험료는 지난해보다 평균 18%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심의원은 "지난해 10월 정부가 발표한 보험 자율화 조치의 핵심 내용이 보험료 결정에 대한 규제를 풀어 보험회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보험 자율화 조치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촉구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금융위의 보험 자율화 대책의 궁극적 목적은 보험 소비자의 편익 제고였는데 시행이 1년도 안 지나면서 이 부분은 실종됐고, 보험료 인상만 릴레이로 진행되는 형국"라며 "소비자 보호 정책도 추진해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에 금융 당국이 좀 더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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