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가계대출 70조 '사상최대'…부동산 주도 성장 경계"
"올들어 가계대출 70조 '사상최대'…부동산 주도 성장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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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2016년 10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 "韓 경제 위험요인…정책 방향 고민"

[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한국은행이 올해 70조원 가까이 불어난 가계대출은 부동산 시장 활황과 직결됐다는 분석을 내놨다. 신규 아파트 분양 입주와 상업용 부동산 투자 수요 급증에 기인했다는 것이다. 전세난 속에서 치솟는 주거비용도 전세자금대출 뿐만 아니라 생활비 대출까지 늘리고 있다는 지적도 더했다. 부동산 위주의 경제 성장과 신용 팽창 현상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높인 것이다.

한국은행은 1일 국회에 제출한 '2016년 10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발표하고 이같은 분석 결과를 내놨다. 윤면식 한은 부총재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가계부채는 전반적인 경기 상황보다 주택시장 상황과 높은 연계가 있다"며 "경기 상황이 취약한 가운데 가계부채가 크게 늘고 주택시장이 활황을 보이는 가운데 경기도 건설 위주로 성장하는 점에 대해 경계감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올 1~8월중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은 68조6000억원 급증했다. 사상 최고 수준이었던 지난해(59조3000억원) 증가분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평년(2012~2015년) 같은기간(30조3000억원)의 두 배도 넘어섰다. 한은 측은 이같은 가계대출 증가의 배경으로 △아파트 분양시장 호조 △상업용부동산 투자수요 증대 △전세난 지속에 따른 주거비 상승을 지적했다.

▲ 자료=한국은행

특히 중도금 대출 등의 집단대출 증가가 도드라졌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 2014년 시행된 정부의 분양과 자율화 등의 주택경기 진작 대책에 힘입어 신규아파트를 중심의 분양 수요가 늘어난 여파다. 실수요 뿐만 아니라 투자 목적의 수요자도 분양시장에 유입됐다는 지적이다.

이에 주택담보대출은 올 1~9월중 46조6000억원 늘면서 지난해에 이어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갔다. 개별주택담보대출은 19조7000억원 증가에 그친 반면, 아파트 집단대출은 11조6000억원 늘면서 지난해(-1조5000억원)대비 크게 확대됐다.

비주택담보대출이 크게 늘어난 점도 눈에 띈다. 상업용 부동산담보대출 등의 비주택담보대출이 21조9000억원 늘면서 전년(13조5000억원) 증가폭을 크게 상회했다. 이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이 기대되는 상가 등에 대한 투자 수요가 크게 기여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상업용부동산의 임대수익률은 2분기 기준 5.5%로 은행 정기예금 금리(1.5%) 뿐만 아니라 오피스텔(4.8%), 아파트(3.6%)의 임대수익률도 크게 상회했다.

한은 관계자는 "아파트 분양호조와 혁신도시 입주 등으로 상가, 오피스텔 등 상업용 부동산의 공급이 확대되면서 부동산 관련 가계대출도 함께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세가격이 급등하면서 전세자금대출 규모도 전년 수준을 뛰어넘었다. 올 1~8월중 전세자금대출 증가규모는 5조6000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3조3000억원)를 크게 앞질렀다. 전세난 지속으로 주거비용이 상승하면서 주택임차, 생계자금 용도의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까지 늘어났다는 우려도 나왔다.

문제는 이같은 가계대출 증가세가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온 아파트 분양호조가 집단대출 증심의 가계대출 증가세를 견인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분양의 경우 계약 이후 입주까지 약 26개월에 걸쳐 순차 실행된다. 여기에 상업용부동산을 담보로 한 가계대출이 꾸준히 늘어나는 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진단이다.

윤 부총재보는 "주택시장이 상대적으로 활황을 보이는 추세가 급격히 꺾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추세가 급격히 꺾이거나 계속 증가세를 보이는 것은 문제가될 수 있는 만큼 우리 경제의 위험요인을 분석해나가면서 정책 대응에 방향에 대해 계속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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