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銀 "부실여신비율 2%대로 낮추고 인력 10% 축소"
수출입銀 "부실여신비율 2%대로 낮추고 인력 10%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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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주하 한국수출입은행 경영혁신위원장(왼쪽)이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수출입은행 본점에서 리스크관리 강화 및 철저한 자구노력 이행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수출입은행 혁신안'을 발표하고 있다. 오른쪽은 홍영표 수출입은행 전무. (사진=연합뉴스)

리스크 관리 강화…내년부터 예산 3% 감축

[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방만 경영 비판을 받아온 수출입은행이 부행장직책 8개를 없애고, 관리자급 인원의 10%를 감축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쇄신안을 내놨다. 위험수위에 오른 부실을 완화하고 자본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오는 2020년까지 부실여신비율을 2%대로 낮추겠다는 방침이다.

남주하 수은 경영혁신위원장(서강대 교수)은 31일 수은 본점에서 개최된 브리핑을 열고 "수은은 정책금융 역할에 치중하다보니 자금공급을 해마다 확대하면서도 자본건전성 확보와 리스크관리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부족했다"며 △고통분담을 위한 자구노력 △부실여신 재발방지 △정책금융기능 제고를 골자로 한 '수은 혁신안'을 발표했다.

일단 수은은 내년 예산의 3%를 추가 삭감하기로 하는 내용의 자구안을 내놨다. 오는 2018년까지는 9개 본부조직을 7개 본부로 줄이고, 지점과 출장소의 30%, 해외사무소의 10%를 줄이기로 했다.

조직 축소에 맞춰 부행장직 2개를 줄이고, 전무이사와 상임이사를 제외한 부행장은 본부장급으로 변경해 처우를 직원과 동일한 수준으로 조정한다. 현재 10명의 부행장직을 2명으로 축소하는 것이다. 현재 190명 수준인 팀장급 이상의 조직 관리자수는 오는 2020년까지 10%를 감축키로 했다. 전체 정원도 2021년까지 현재(962명)대비 5% 감축한 914명 수준으로 조정한다.

올해 임원의 연봉은 5%를 삭감하고 성과급 전액과 내년 임금인상분도 추가 반납하게 된다. 직원의 경우도 팀장급 이상은 임금 상승분을 내놔야 한다. 대구, 광주, 대전, 창원 등에 위치한 사택은 전부 매각하고 내년 경상경비는 10% 줄인다.

경영진을 견제하기 위해 2018년 6월 임기 만료에 맞춰 상임이사를 2명에서 1명으로 축소하고, 외부 사외이사 1명을 추가했다. 이사회 의결을 위해서는 정족수의 3분의 2가 채워져야 하는 만큼, 수은 내부 인사 만으로는 의결이 불가능하게 된 것이다.

특히 6월 기준 4.34% 수준인 부실여신비율을 대폭 줄여 오는 2020년 2%대를 달성하겠다는 방침이다. 추가 부실을 막기 위해 리스크관리위원회를 강화하고 여신 사전 심사제도를 도입한다. 조선이나 해운 등 일부 업종에 대한 쏠림 여신을 막기 위해 신용공여한도를 수은 자기자본의 40%(동일인), 50%(동일차주)로 제한키로 했다.

남 위원장 "이번 혁신안은 리스크관리와 여신심사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개편해 견제와 균형 기능이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드는데 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정책금융 본연의 기능을 제고하기 위한 수출부진 타개책도 마련했다. 수출금융과 EDCF 사업개발 담당 부서를 통합한 '신시장 개척단'을 신설하고, 개발금융을 패키지로 묶어 베트남과 이란, AIIB 회원국 등 신흥 10개국에 중점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수출 확대가 유망한 서비스와 에너지 신산업을 주로 육성할 계획이다.

수은 관계자는 "이번 혁신안은 그동안 수은의 문제점이 무엇이었는지에 대한 철저한 반성에서 출발해 외부의 객관적 시각에 의한 컨설팅과 혁신위원 의견을 전적으로 반영했다"며 "추가 부실을 방지하고 건전한 정책금융기관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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