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식회계' 대우조선 이중장부 관리했다"…회계사 '알고도 묵인'
"'분식회계' 대우조선 이중장부 관리했다"…회계사 '알고도 묵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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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딜로이트안진 배모 前 이사 구속영장 청구

[서울파이낸스 온라인속보팀] 전 경영진이 5조원대 분식회계를 저지른 혐의로 재판을 받는 대우조선해양이 실제 경영 현황을 반영한 내부 회계 자료와 외부용 회계 자료를 각각 별도로 관리해온 사실이 검찰 수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특히 재무제표의 적정성을 감시하는 역할을 해야 할 공인회계사는 이같은 사실을 알고도 눈을 감은 것으로 파악했다.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은 28일 대우조선의 분식회계 정황을 발견하고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적정' 외부감사 의견을 내준 혐의(공인회계사법 위반 등)로 전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배모 전 이사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배씨는 대우조선해양을 상대로 한 안진의 외부감사 업무에서 법적·실무적으로 책임을 지는 역할 맡았었다.

검찰은 배 전 이사 등 안진 소속 공인회계사들이 고재호 전 사장 등 전 대우조선 경영진이 5조원대 회계사기를 저지르는 과정에서 분식 정황이 노출됐음에도 이를 묵인한 것으로 보고 법률상 책임자인 배씨에게 법적 책임을 묻기로 했다.

검찰은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 수사 과정에서 '이중 장부'를 관리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조선은 공사 진행률을 조작하는 수법으로 분식회계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은 회사 내부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에는 실제 경영 판단을 담은 총 예정 원가 데이터를 관리한 것으로 확인됐으나, 주주와 투자자 등에게 공시되는 재무제표를 검증하는 회계법인에는 별도로 관리되는 다른 수치가 담긴 총 예정 원가 내역이 담긴 엑셀 파일을 제공했다.

검찰은 배씨 등 대우조선 담당 안진 공인회계사들이 적어도 2014년부터 대우조선이 공사 진행률 현황 자료를 이중으로 관리하는 사실을 발견했지만 경위 해명을 요구하거나 '의견 거절', '한정 의견'을 내지 않고 2015회계연도까지 외부감사 업무를 진행한 것으로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2010년부터 대우조선의 회계 적정성을 감독하는 외부감사 업무를 맡은 안진회계법인은 매년 '적정' 감사 의견을 내놓다가 분식회계 의혹이 터지자 뒤늦게 재무제표 수정을 요구했다.

안진은 '작년 추정 영업손실 5조5천억원 가운데 약 2조원을 2013년, 2014년 재무제표에 나눠 반영했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고 회사 측에 정정을 요구해 '뒷북'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대우조선은 이를 수용하는 형식으로 2013∼2015년 각각 7천700억원, 7천400억원, 2조9천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고 재무제표를 수정 공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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