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고금리 카드론 의존도 '심각'
카드사 고금리 카드론 의존도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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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점 수수료 인하에도 대출 확대로 이익 늘어

[서울파이낸스 박윤호기자] 카드사의 카드론(장기카드대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 저금리 영향으로 조달비용이 낮아진 상황을 틈타 신용판매와 카드론을 확대하면서 되레 수익은 증가했다.

특히, 고금리 카드론이 수익의 10%를 넘게 차지해 줄어드는 수익감소분을 서민들에게 이자를 걷어 상쇄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2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은행계 카드사 4곳(신한·KB국민·하나·우리카드)의 당기순이익은 총 31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 가량 감소했다. 이에 따라 누적 당기순이익도 전년 대비 1.36% 줄어든 9197억원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카드사별로 보면 상황은 달랐다. 신한카드의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17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카드도 205억원으로 42.36%, 우리카드는 315억원으로 26.51% 각각 당기순이익이 올랐다. KB국민카드만 821억원으로 29.28% 당기순이익이 줄었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신규 회원모집을 확대하고, 마케팅 비용을 늘리면서 당기순이익이 감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드사들의 당기순이익이 증가한 이유는 저금리로 조달비용은 낮아졌지만, 비교적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신용판매와 카드론을 확대했기 때문이다.

실제 신한카드의 올해 3분기 카드론 취급액은 5조5060억원을 기록해 전년 말 대비 8.9% 증가했지만, 이자비용은 29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5% 줄었다. 즉, 조달비용은 줄었지만, 금리는 유지해 이익이 난 것이다.

다른 카드사들도 카드론 취급액이 늘었다. KB국민카드의 카드론 취급액은 4조206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14.0%, 우리카드도 2조1033억원으로 집계돼 12.5% 각각 상승세를 기록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수익 감소가 예상됐지만, 신용판매와 카드론 등의 매출이 늘면서 수익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카드사의 카드론 의존도는 매년 높아지고 있다.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2013~2016년 카드사 수익구조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13~2015년 국내 8개 카드사의 카드론 수익은 7조8000억원을 기록해 전체 수익의 16%를 차지했다.

연도별 카드론 수익은 지난 2013년 2조3144억원에서 △2014년 2조6235억원 △2015년 2조9220억원으로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3분기 역시 카드론 수익이 늘면서 올해 말에는 3조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카드사가 서민의 이자 부담을 가중하는 카드론의 의존도를 낮출 필요성이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카드론은 자금이 급한 소액대출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수단인데 카드사의 카드론 수익이 전년 대비 좋은 실적을 거두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서민의 이자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카드사의 이용자가 서민 다수인 만큼 이들도 서민금융 대책과 서민금융 서비스를 어떻게 보완할 것이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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