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뱅크의 생색내기 수수료 인하
리딩뱅크의 생색내기 수수료 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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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인호 기자]<ihkong@seoulfn.com>지난달 14일 김기홍 수석부행장의 수수료 인하 언급이후 국민은행이 3주만에 수수료 인하방안을 내놨다. 간판은행으로서 좋은 본보기를 보인 것으로 환영할 일이다. 외환위기이후 올리기만했으니 이제 내릴때도 된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문제는 생색내기에 불과한 게 아닌가 하는 점이다.
만약 그렇다면, 리딩뱅크인 국민은행이 일단 수수료 인하에 불을 지핀 것은 평가받을만 하지만, 그 역할을 제대로 했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해 사상 최대 수익을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시중은행 최대주주인 외국인들의 배만 불렸다는 비판은 일부 수그러들 것으로 보이나 국민은행이 발표한 수수료 인하 세부안을 살펴보면 일반 서민들을 위한 수수료 인하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7일 발표된 '국민은행 대고객 수수료 변경내용'을 살표보면 국민은행의 골드고객 및 프리미엄 고객 등의 우량고객에 한해서는 각종 수수료가 면제 또는 대폭 인하된 데 반해, 일반고객들의 수수료는 소폭 또는 한시적 면제로 제한하고 있어 '반쪽자리 수수료 인하'라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실제로, 오는 12일부터 국민은행 자동화기기를 이용해 영업시간외 예출금을 할 경우 프리미엄 고객에게는 종전 600원에서 300원으로 50%의 수수료를 인하한 반면, 일반고객에게는 600원에서 소폭 인하된 500원의 수수료를 부과할 방침이다. ATM 수수료가 시중은행의 수수료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점과 일반 고객들이 주로 ATM기를 이용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수수료 인하로 인한 국민은행의 손해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또, 골드고객 및 프리미엄 고객이 인터넷을 이용해 타행이체할 경우에는 수수료가 전액 면제되지만 일반고객에게는 종전 600원에서 500원으로 소폭 인하되는 수준에 그쳤으며 모바일뱅킹 이용 또한 타행이체시 골드 및 프리미엄 고객의 수수료는 전액 면제되지만 일반고객은 07년 말까지 한시적으로만 면제한다고 명시했다.
타 시중은행의 경우 모바일 뱅킹 최초 가입후 6개월간 수수료가 면제되는 것과 비교하면 별다른 차이점을 발견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와함께, 신탁보수의 경우 국민은행의 기존 개인연금신탁 수수료가 1.2%, 신개인·연금신탁의 채권형과 안정형이 1.2% 에서 일괄적으로 0.9%으로 인하됐지만 타시중은행의 경우 일괄적으로 1.0%의 수수료를 부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수수료 인하의 규모가 미미한 수준이다.
 
한편, 국민은행의 수수료 인하에 타 시중은행들도 내부 검토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지만 올해 시중은행의 수익구조 악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국민은행이 독단적으로 수수료 인하를 단행한 데 대해 은행권 내부의 곱지 않은 시선도 일부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생색내기용에 불과하다면 수수료 인하가 전 은행권으로 확산된다고 한 들, 무슨 큰 의미가 있겠는가    
 
공인호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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