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차기 대권주자 엇갈린 성적표…'선도' vs '선방'
신한금융, 차기 대권주자 엇갈린 성적표…'선도' vs '선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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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조용병 신한은행장,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 (사진=서울파이낸스DB)

주력 계열 은행·카드사 실적회추위 평가 기준 정량 지표

[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신한금융그룹 차기 회장 후보군을 향한 레이스가 본격화된 가운데 그룹 톱2 계열사의 실적 성적표가 1년 새 묘하게 엇갈리면서 긴장감을 더하고 있다.

저금리 여파로 그룹 내 수익기여도가 약화돼왔던 신한은행은 올해 공격적인 영업으로 이익 규모를 크게 늘리면서 '맏형'으로서의 역할을 재확인했다.

반면 그룹 포트폴리오 다변화의 중심축이었던 신한카드의 경우 경영 악재를 맞으면서 수익 성장 동력은 다소 약화됐다. 하지만, 기대 이상의 '플러스 실적'을 내면서 선방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 자료=신한금융지주

21일 신한금융지주에 따르면 그룹의 올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조162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0.2% 늘었다. 지난해 연간 달성했던 '2조원 클럽'을 3분기 만에 수성한 것이다. 4년 만에 가장 좋은 성적이기도 하다.

올해 실적은 내년 3월 한동우 신한금융그룹 회장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CEO 승계프로그램에 속한 주요 계열사 사장단의 경영 능력을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주된 지표 중 하나다. 신한 내부의 한 관계자는 "신한지주 지배구조의 큰 축을 이루고 있는 재일교포 주주들이 이미 세대 교체를 이룬 만큼 어떤 이해 관계보다는 실적을 잘 내 실질적인 수익을 안겨주는 경영자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차기 회장의 유력 후보군으로 '현직 프리미엄'을 갖춘 빅2 계열사인 조용병 신한은행장과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이 꼽히는 가운데, 일단 시장 상황은 은행에 유리한 방향으로 전개됐다. 지난해 신한금융 실적 성장의 중심축이 됐던 신한카드와 금융투자 등 비은행 부문이 경영 악재를 맞은 반면, 은행은 대출 자산을 발판 삼아 비약적인 성장을 이뤄낸 것이다.

이에 신한은행이 그룹 순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58%에서 올 3분기 기준 65.5%로 크게 높아졌다. 지난해 저금리와 경쟁 심화로 완만한 성장 수준을 유지했던 신한은행의 올 3분기 누적 순익은 전년보다 20.7%나 성장한 1조611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순익(1조4900억원)을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올해 대출 자산을 공격적으로 늘려 이자수익을 대폭 늘린 점이 주효했다.

같은 기간 신한카드의 그룹 이익 기여도는 지난해 27%에서 올해 23%로 줄었다. 신한카드의 올 3분기 누적 순익은 532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1% 증가에 그쳤다.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타격을 입은 탓이다.

다만, 업계 사정을 감안할 때 신한카드의 저력도 무시할 수 없다는 평가가 중론이다.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타격으로 시장에서 카드사의 이익 규모가 10% 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망돼온 만큼 신한카드의 '선방' 역시 고무적인 성과라는 것이다.

신한지주의 한 관계자는 "올해 신한은행의 실적이 두드러진 가운데 신한카드는 규제이슈의 영향으로 실적 증가세가 다소 약화됐다"면서도 "은행의 경우 업권 전반의 성적이 좋았고, 신한카드는 악화된 시장 상황에도 업계 1위 지위를 유지한 점을 배제할 수 없다. 양사 모두 호실적을 거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급변하는 시장 속에서 유력 후보군인 조 행장과 위 사장의 경영 능력의 '우열'이 뚜렷하지 않은 만큼 지주 회장추보추천위원회의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지주 이사회는 각 사별 경영 실적 이외에도 경영진들의 평판과 자기계발 계획 이행 사항을 정기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조 행장, 위 사장 이외에도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 이병찬 신한생명 사장, 민정기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과 주요 5개 계열사 전직 CEO 등이 공식 후보군이다. 최방길 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대표, 권점주 전 신한생명 대표 등도 거론된다.

한 회장과 박철·이상경·히라카와유키·필립 에이브릴 사외이사 등 5인으로 구성된 지주 회추위는 내규에 따라 내년 1월께 회장 후보 숏리스트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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