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에 코 베일라"…한진·현대상선 '좌불안석'
"머스크에 코 베일라"…한진·현대상선 '좌불안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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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한진해운

[서울파이낸스 황준익기자] 최근 세계 1위 선사인 머스크가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을 인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국내 해운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해외매각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지만, 머스크가 아시아 지역 지배력을 강화할 것이란 전망에는 이견이 없다. 머스크와 같은 대형 선사들이 본격적인 행보에 나선다면 국내 해운시장 장악은 시간문제라는 지적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투자은행 제퍼리스인터내셔널의 운송 분야 애널리스트인 데이비드 커스턴스는 최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를 통해 "머스크라인이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인수를 시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머스크의 아시아~북미 항로 점유율은 8%로 3위다. 머스크가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을 인수할 경우 해당 항로의 점유율은 배로 뛴다.

머스크는 금융위기 이후 공급과잉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선대 대형화, 인수합병(M&A)을 주도하면서 시장지배력을 높여나가고 있다. 상대적으로 취약한 미주노선 점유율을 늘리려는 머스크에게 인수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앞서 머스크와 MSC로 구성된 얼라이언스 '2M'은 지난 6월 현대상선을 받아들인 바 있다. 상대적으로 지배력이 약했던 아시아 지역에 거점을 둔 현대상선과 협력을 통해 이 지역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고, 현대상선의 미주노선을 활용한 미주시장 지배력 강화에 나서겠다는 전략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한진해운 물량을 흡수하려는 머스크에게 인수 전망은 당연한 것"이라며 "실제 인수로 이어진다면 국내 해운시장 잠식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한진해운은 청산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고 현대상선은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해외매각은 없다고 못 박으면서 실제 인수로 이어지기에는 무리가 있다"면서도 "인수는 아니더라도 선박매입 가능성은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는 인수가 진행되지 않더라도 머스크 등 대형 선사들의 공격적인 행보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현대상선이 한진해운 물류를 소화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세계 7위였던 한진해운의 물량 흡수는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영국 해운 전문지 로이드리스트는 "한진해운의 빈자리를 채울 가능성이 있는 '톱20' 선사 들 중 한개 선사는 엄청난 도약이 있을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대형 선사들이 저가로 들어오면 경쟁이 되지 못한다. 한진해운뿐만 아니라 현대상선마저 국적선사로서의 지위를 잃을 수 있다"며 "한진해운 회생이 유일한 대책이지만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우려했다.

한편, 최근 'MSC가 현대상선과의 얼라이언스가 체결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는 외신보도와 관련해, 현대상선 관계자는 "현재 MOU만 체결된 상태로 본 계약을 오는 11월 말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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