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기대·우려 공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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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콤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 홈페이지 화면. (자료 = 홈페이지 캡쳐)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 신청접수 마감

[서울파이낸스 차민영기자] 대중적 자산관리 시대 개막을 알리는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 참여 신청 접수가 지난 26일로 마감됐다. 로보어드바이저는 사람이 아닌 로봇이 대신 자산 포트폴리오를 제시하는 새로운 유형의 금융투자상품이다.

27일 금융투자업계와 코스콤 등에 따르면 전날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 참여를 신청한 업체는 증권, 은행, 로보어드바이저 전문기술업체 등을 통틀어 총 34개사로 집계됐다.

개별 기업별로는 증권사 6곳, 은행 5곳, 전업자문사 6곳, 자문일임 미등록 업체인 로보어드바이저 기술업체 17곳 등이 알고리즘 테스트를 신청했다. 이 중 증권사 또는 은행 중심의 컨소시엄은 11곳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신청한 알고리즘은 총 42개로, 전체 신청 업체 수를 초과한다. 2개 이상 복수의 알고리즘을 제출한 업체 또는 컨소시엄이 존재한다는 얘기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로보어드바이저 업체 중에는 인프라를 완전히 구축하지 못한 기업들도 우선 테스트에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며 "나중에 제도가 본격 시행될 때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귀띔했다.

코스콤 측은 현재로선 신청 업체명을 비공개로 할 방침이다. 본격 심사에 돌입하기 전 서면심사와 업체별 현장심사 단계에서 탈락한 기업들에게 혹시 불이익이 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로보어드바이저 자산관리의 주요 고객층인 대중에게 부정적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 코스콤 제1차 테스트베드 운영기간. (자료 = 코스콤)

이후 코스콤은 내년 4월 말까지 약 6개월 간 3개 유형(안정추구형·위험중립형·적극투자형)별 포트폴리오를 구분해 실제 시장에서의 운용사항을 심사한다. 아울러 개별 포트폴리오 수익률과 변동성 등을 코스콤 테스트베드 웹사이트에도 공개한다.

금융위원회는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테스트베드를 통과한 로보어드바이저 업체들에게 전문인력 없이도 자문 수행이나 고객 자산을 직접 운용하는 행위를 특별히 허용할 예정이다. 테스트베드를 통과하지 못한 로보어드바이저 업체들에게는 투자광고와 투자설명서에 이를 명시해야 하도록 해 불이익을 줄 계획이다.

그러나 금융위가 준비한 특혜와 관련해선 이미 사전 준비를 마친 로보어드바이저 업체들에 대한 '역차별'이란 볼멘소리도 나온다. 이미 자문 또는 일임 라이센스를 취득한 로보어드바이저 업체로서는 두번의 심사를 통과해야 하는 셈. 이번 테스트에 참여하는 전업자문사는 6곳이다.

로보어드바이저업체들 역시 자문 라이센스 등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일반 자문사와 동일한 기준의 등록요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요건에는 자기자본, 투자권유자문인력, 사회적 신용 등이 포함된다.

로보어드바이저업체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시행하는 제도인 만큼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생각은 갖고 있다"면서도 "그렇지만 힘들게 라이센스를 취득했는데 중복 규제를 받는다는 생각을 떨치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물론 대중이 '로봇의 자산관리'에 익숙지 않은 만큼 신뢰성을 제고하기 위한 정책 필요성에 대해선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된 상태다. 해당 관계자는 "퀀트 방식처럼 공학 기술을 접목한 금융투자상품의 일종으로 바라봐주셨으면 한다"며 "단순히 '로봇이냐 인간이냐'의 문제보다도 꾸준히 좋은 성과를 내는지 여부 등에 초점을 맞춰서 바라봐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자금력이 취약한 소형 로보어드바이저 업체들 사이에선 테스트베드에 소요되는 노력이나 자금조달비용 대비 참여 효과가 미비하다는 불만도 존재한다. 이 같은 논란은 지난 1일 코스콤이 주최한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 공청회' 직후 터져나왔다.

3개의 각기 다른 위험성향의 포트폴리오당 3개의 계좌를 운용해야 하는 데다, 투자 비용을 업체당 최소 가입금액으로 금융당국이 설정했기 때문이다. 기존에 유치한 고객 자금이 없다면 임원의 자체 비용을 투입해 운용 성과를 보여야 한다.

이번 테스트베드에 참여한 다른 로보어드바이저업체 관계자는 "은행이나 증권사 등 금융사 입장에서는 대수롭지 않겠지만 우리 소형사 입장에서는 만만치 않은 부담"이라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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