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 유력' 한진해운…금융권 영향은?
'법정관리 유력' 한진해운…금융권 영향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은행권 충당금 미리 쌓아…회사채 투자자 손실 불가피

[서울파이낸스 정초원기자] 한진해운의 법정관리행이 유력해지면서 금융권에 미칠 영향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은행권은 이미 대부분이 충당금을 쌓은 상태라 당장 눈에 띄는 충격은 없을 전망이며, 무담보 회사채를 보유한 투자자들은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채권단이 한진해운에 추가자금을 지원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내달 4일까지였던 조건부 자율협약도 연장 없이 종료 수순을 밟게 됐다. 한진해운으로서는 법정관리를 제외하고는 특별한 선택지가 없어 조만간 법정관리를 신청할 전망이다.

통상적으로 기업이 법정관리 절차에 들어가면 은행은 여신 건전성 등급을 최하위인 '추정손실' 단계로 분류한다. 은행들은 여신 건전성은 정상과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5단계로 구분하는데, 요주의는 대출 자산의 7~19%, 고정은 20~49%, 회수의문은 50~99%, 추정손실은 100%를 충당금으로 적립해야 한다.

특히 한진해운의 경우 파산 가능성이 높은 기업이라 채권액을 회수할 가능성은 낮다. 실제로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파산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다만 은행권에서는 이미 한진해운에 대한 충당금을 충분히 쌓아 놓은 상태라, 법정관리로 인한 충격은 미미한 수준인 것으로 보인다.

한진해운의 금융기관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은 1조200억원 수준이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산업은행 6660억원, KEB하나은행 890억원, NH농협은행 850억원, 우리은행 690억원, KB국민은행 530억원, 수출입은행 500억원, 부산은행 80억원 등의 순이다.

이 가운데 익스포저가 가장 많은 산업은행은 한진해운 여신을 추정손실로 분류해 100%의 충당금을 쌓았다. NH농협은행도 한진해운에 대한 여신을 회수의문으로 분류해 약 90%의 충당금을 적립했고, 우리은행과 KB국민은행은 회수의문으로 지정해 충당금은 100% 가까이 쌓았다.

수출입은행은 여전히 한진해운 여신을 정상으로 분류한 상태지만 대한항공의 보증을 통한 영구사채다. 따라서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도 대한항공에서 전액을 돌려받을 수 있다.

회사채를 보유한 투자자들은 당장 투자금을 모두 잃을 가능성이 높다. 한진해운이 발행한 회사채(영구채 제외) 잔액은 지난 6월 말 기준 1조1891억원으로, 공모사채가 4210억원, 사모사채가 7681억원 규모다. 기업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 기존 채무는 모두 동결된다. 

다만 회사채를 가진 개인 투자자 보유액은 600억원대로, 그 규모는 크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기관투자가 중에서는 신용보증기금이 회사채 신속인수제를 통해 약 4000억원의 한진해운 채권을 보유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