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면세점 후보기업 총출동…'대격전' 재현 조짐
시내면세점 후보기업 총출동…'대격전' 재현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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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월드타워 조감도. (사진=롯데면세점)

[서울파이낸스 김태희기자] 지난해 유통업계의 최대 이슈로 꼽혔던 시내면세점 대격전이 올해 하반기 재현될 조짐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진행되는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권 입찰에 총 9개 기업이 거론되고 있다. 지난해 7월 '면세대전'에 참여했던 기업들이다.

먼저 호텔롯데와 SK네트웍스, 현대백화점그룹, 신세계디에프는 입찰 참여가 기정사실화 된 상태고 HDC신라면세점(호텔신라·현대산업개발)과 한화갤러리아, 이랜드, 두산은 참여 여부를 검토 중이다.

유통 대기업들의 면세점 바늘구멍은 지난해와 비교해 1곳 늘어났다. 관세청은 오는 10월4일까지 대기업3곳, 중소·중견기업 1곳에 대한 특허 신청서를 받는다. 최종 심사를 통해 올 연말 사업자를 선정하게 되면 사업자들은 내년 하반기부터 시내면세점을 운영할 수 있다.

◆ "반드시 획득해야"…출사표 '확신' 그룹

우선 호텔롯데의 경우는 지난 6월30일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의 사업권을 상실하고 결국 영업을 종료했기 때문에 신규 특허권을 반드시 획득해야 한다. 월드타워점의 경우 지난해 매출액 6112억원을 기록한 사업장으로 호텔롯데 입장에서는 놓칠 수 없는 곳이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롯데면세점(부산점 제외)의 총 매출액은 2조7338억원으로 호텔롯데 전체 매출액의 85.5%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월드타워점의 영업이 포함된 매출액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8% 증가한 수치다.

호텔롯데는 사활을 걸고서라도 월드타워점의 부활을 성공시키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기존 면세사업부 직원들에게 유급 휴가를 제공하며 공백기간 동안 인력을 유지시키고 있다. 현재 월드타워점은 롯데인터넷면세점을 사용할 수 있는 디지털 기기를 설치하고 소비자 편의를 위한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반면 SK네트웍스는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모습이다. 이를 두고 업계는 SK네트웍스 수익구조 배경을 이유로 보고 있다. SK네트웍스는 △정보통신 △EM △Car Life △상사 △패션 △기타(워커힐) 등의 사업부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워커힐면세점의 총 매출액은 2874억원으로 SK네트웍스의 총 매출액 20조3558억원 중 1.4%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 대부분은 SK네트웍스가 신규 특허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1.4% 비율은 수치일 뿐 연간 매출액 3000억원 정도의 사업권을 쉽게 포기할리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더욱이 고용문제 등의 사회적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고 24년이라는 면세점 운영 기간이 신규면세점 업체들과 비교했을 때 좀더 우위에 설 수 있다는 평가다.

다음으로 주목 받고 있는 것은 현대백화점그룹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3월부터 서울 시내면세점의 신규 특허 추가를 주장해왔다. 지난해 치른 '면세대전'에서 고배를 마셨음에도 불구하고 재도전의 기회를 결코 놓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서울 삼성동 소재의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을 면세점 후보지로 내세우고 있다. 강남으로 유입되는 관광객이 점점 늘어남에 따라 관광사업의 균형 발전을 위해 강남권 시내면세점 특허권 획득을 주장하고 있다.

▲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사진=현대백화점)

◆ "빠질 수 없다"…신성장 동력 확보

신세계디에프는 면세점 브랜드 경쟁력 확보를 위해 특허권 입찰에 참여할 계획이다. 글로벌 면세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많은 면세점 운영 경험이 필수 조건인 만큼 특허권을 획득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후보지는 2~3곳을 두고 검토 중이다.

성영목 신세계디에프 사장은 지난 5월18일 서울 시내면세점 추가 특허와 관련해 "공식 입장을 정리한 것은 아니지만 조심스럽게 참여를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히며 "(면세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기존의 조선호텔 면세사업부와의 합병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호텔신라가 50%, 현대산업개발과 현대아이파크몰이 각각 2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HDC신라면세점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유력후보로 꼽히고 있다. 두 기업은 올해도 신규 특허권 입찰에도 뜻을 함께할 것으로 보인다. HDC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신규 특허권 입찰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화갤러리아와 두산, 이랜드는 입찰 여부에 대해 "아직까지 결정된 사항이 없다"고 답했다. 하지만 해당 기업 모두 불참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면 부인했다.

이랜드는 재무구조 개선을 전제로 면세점 진출을 고려하고 있다. 이랜드는 킴스클럽과 티니위니 중국 사업권 매각에 이어 홍대와 강남 일대 부동산을 매물로 내놨다. 이랜드는 부동산 매각을 통해 최소 3000억원대 이상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랜드가 주목 받고 있는 이유는 일찍이 중국에 진출해 다수의 중국 대기업들과 교류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면세점 운영 경력이 다소 부족하지만 중국 기업들과의 네트워크가 면세사업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랜드가 몇몇 기업들에 합작법인 설립을 제안받은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랜드 관계자는 "실무자 선에서 일상적인 만남이 있었고 합작법인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가 오고간 것은 아니다"라며 "면세점 특허권 입찰은 재무구조 개선이 된 후에 진행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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