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보 "국내 RP시장 익일물 과도…정보도 제한적"
정은보 "국내 RP시장 익일물 과도…정보도 제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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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은보 금융위 부위원장(사진)이 17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자본시장연구원 주최로 열린 '단기금융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방향' 정책세미나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 = 금융위원회)

[서울파이낸스 차민영기자] 정은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17일 "환매조건부채권(RP) 시장의 익일물 편중현상이 과도하고, 감독당국과 시장참여자의 거래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축사를 맡은 정 부위원장은 자본시장연구원 주최로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단기금융시장 활성화 방안자본시장연구원 정책세미나'에 참석해 국내 RP시장의 현 상황을 진단하고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 부위원장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미국의 RP 등 단기금융시장의 상황은 현재 우리 상황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며 미국 금융회사인 펠레튼파트너스 등의 사례를 들었다.

그는 뉴욕연방준비은행(FRB NY)이 수차례 보고서를 통해 주택저당증권(MBS) 담보부 자금차입 시장에서의 작은 충격이 지난 2008년 위기를 확대시킨 것으로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MBS를 보유함으로써 RP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던 펠레튼파트너스 등의 금융사들이 시장 불안으로 인해 담보가치가 하락하면서 마진콜 상황에 직면한 것이 불씨가 됐다. 이후 이들 금융사가 유동성 확보를 위해 서브프라임모기지증권을 시장에 급매하면서 다른 증권들의 담보가치까지 연쇄적으로 하락하면서 악순환의 고리가 시작됐다.

정 부위원장은 "주목할 점은 익일물 RP 비중이 70~80%에 달했고 과도한 단기차입 행태가 결국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당시 대형 증권사들은 매일 1000억~2000억달러 규모의 차환리스크에 노출된 것으로 관측됐다.

그는 이어 "감독당국 또한 시장 거래에 관한 정보를 적기에 충분히 획득하지 못해 제대로 정책대응에 나서지 못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은 이 같은 비판에 기반해 자본시장연구원과 한국금융연구원, 한국예탁결제원 등 관련 기관과 단기금융시장 활성화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축하고 개선방안을 마련했다.

첫번째 방안으로는 기일물 RP 거래 활성화 방안이 제시됐다. 기일물 거래 활성화를 위해 국채와 통안채 시장조성기능을 강화하겠다는 것. 특히 증권금융이 중점적 역할을 담당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기일물 RP거래의 가장 큰 장애요소로 지목된 담보채권 대체절차도 간소화한다. 예탁결제원의 중앙청산소 제도(GCF)를 손 본다는 계획이다.

공공부문 RP거래 관련 수수료율 체계도 합리화해나갈 방침이다. 기일이 지날수록 일평균수수료가 낮아지는 형태로다.

두번째 방안으로는 단기금융시장의 규율체계 정비로, 금융당국은 모니터링 기능을 강화할 방침이다. 시장 내 리스크에 선제적 대응이 가능하도록 관련 거래정보를 공시하거나 보고하는 규율체계를 만든다는 얘기다.

강영수 금융시장분석과장은 "보고체계 강화는 미국을 비롯해 전세계적 추세"라며 "한국 역시 이 같은 궤도에 함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또 금리 산정절차의 투명성을 제고해 시장 신뢰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당초 양도증서(CD)금리는 금투협이 공시하는 등 공시 주체들이 제각각인지라 시장의 불신이 존재했기 때문이었다. 이후에는 자료 제출 주기 설정 이유나 금리 산정 방법 등을 공개해 시장 참가자들의 이해를 도울 방침이다.

이와 함께 익일물 차입비중이 높은 증권사에 대해 유동성 스트레스테스트도 강화한다. 테스트에 취약하다는 것은 금융위기가 다시 발생할 경우 해당 금융회사들이 받는 시스템 리스크도 높다는 의미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유사 금융위기가 재발할 경우에 대비해 컨티전시플랜(비상자금조달계획) 등도 추가로 마련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서는 이규복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원이 '단기금융시장의 기일물 활성화 필요성 및 개선방안', 백인석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이 '해외사례를 중심으로 한 단기금융시장 규율체계 정립 필요성 및 개선방향', 박진영 한국예탁결제원 증권파이낸싱부 Repo팀장이 '한국형 GCF Repo 개선방향'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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