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속' 홈쇼핑업계…몸집 불린 현대 vs 실속 챙긴 CJ
'불황 속' 홈쇼핑업계…몸집 불린 현대 vs 실속 챙긴 C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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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서울파이낸스 DB

[서울파이낸스 김소윤기자] 현대홈쇼핑과 CJ오쇼핑이 불황 속에서도 의미 있는 실적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이 중 현대홈쇼핑는 취급고를 높이는 등 외형성장에 집중한 반면, CJ오쇼핑은 수익위주의 알찬 실적을 챙기는 등 상반된 행보가 눈에 띈다.

◆ 외형성장 vs 알짜경영…상반된 행보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홈쇼핑은 개별 기준으로 올해 2분기 취급액이 전년 대비 8% 늘은 8390억원, TV채널 판매 취급고도 8% 증가한 4880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매출액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은 각각 7%, 30%, 19% 증가한 2193억원, 338억원, 273억원으로 호실적을 시현했으며, 이 중 영업이익은 지난해 백수오 보상 비용 등에 따른 기저효과로 보인다.

이처럼 현대홈쇼핑은 올해 외형성장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취급액이 감소한 경쟁사와도 차이를 보인다. 실제 GS홈쇼핑은 취급액 1위를 유지했지만 2% 성장하는데 그쳤고, 올해부터 외형성장에 거리를 두겠다고 선언한 CJ오쇼핑은 3% 오히려 줄었다.

통상 홈쇼핑의 총판매액으로 알려진 취급고(혹은 취급액)는 업계의 외형성장 잣대가 된다. 공급업체의 금액을 제외한 이들의 판매금액을 말할 때는 '매출액'이라고 표현한다. 이에 홈쇼핑의 취급고가 높다해서 반드시 매출액과 순익이 증가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는게 업계 측의 설명이다.

현대홈쇼핑도 지난해 TV취급고의 고성장이 이어지고 있는데 매출총이익의 감소를 수반해왔다. 다만, 올 1분기부터 매출총이익의 성장도 동시에 이어지고 있었는데, 핵심상품의 TV편성 확대와 함께 TV상품을 인터넷의 제휴 몰에도 집중적으로 판매하며 외형성장과 주요 카테고리 성장이 동시에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CJ오쇼핑의 경우에는 취급고 역신장에도 불구하고 별도기준 영업이익은 큰 폭의 개선을 나타냈다. 백수오 사태로 인한 전년동기 일회성 손실 41억원을 제외하더라도 영업이익 증가율은 39.1% 증가한 325억원, 당기순이익도 55% 늘은 203억원을 기록했다.

시장도 영업력 회복에 주안점을 둔 CJ오쇼핑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여영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상품 믹스(Mix) 개선 효과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취급고 부진에도 불구하고 영업손익 개선폭은 상대적으로 높을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 현대 자회사 적자·CJ 해외부진 '옥의 티'

홉쇼핑업체들이 업황 불황 속에서도 선방한 실적을 내놨지만, 현대홈쇼핑의 경우 자회사 현대렌탈케어의 영업적자는 당분간 이어져 향후 실적에 부담이 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현대홈쇼핑은 지난해 4월 600억원을 출자해 100% 자회사인 현대렌탈케어를 설립했다. 현재 홈쇼핑, 온라인몰, 방문판매, 그룹 유통망을 통해 정수기, 공기청정기, 비데 등의 렌탈·케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렌탈케어는 최근 본격적인 브랜드 파워 상승을 위한 마케팅 비용이 증가했기 때문에 이번에 영업적자 72억원을 기록했다. 현대렌탈케어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당분간 브랜드 파워 상승 및 계정 수 증가를 위해 마케팅 비용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CJ오쇼핑도 해외사업의 실적이 여전히 부진해 당분간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과 인도, 동남아 등 해외사업의 실적은 여전히 부진한 모습인데, 동방CJ의 지분법손익 60억원에도 불구하고 인도와 멕시코, 말레이시아 등의 손실로 인해 해외 계열사 지분법손익은 소폭 적자로 돌아섰다.

한편, 취급고 기준 업계 1위인 GS홈쇼핑에 대해선 혹평이 쏟아진다. 경쟁업체인 현대와 CJ의 전략이 차별화되는 가운데 GS홈쇼핑의 취급고 성장이 부진한데다 마진마저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준기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2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9% 증가하였는데 작년 2분기 백수오 관련 비용 (28억)이 발생했던 점을 감안하면 영업이익은 2.8% 소폭 감소했다"며 "영업이익이 부진한 가장 큰 원인은 TV채널 비중 감소, 모바일과 인터넷 채널 비중 증가로 인한 GP(마진)가 하락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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