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OIT 필터교체 늑장…소비자 불만 '폭주'
삼성·LG, OIT 필터교체 늑장…소비자 불만 '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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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공기청정기 에어컨 필터 회수 및 교체 관련 홈페이지 공지 (사진=삼성전자 서비스센터 홈페이지)

쿠쿠전자·대유위니아, 신청 당일 또는 다음 날 가능

[서울파이낸스 박수진기자] 환경부가 지난 22일 유해물질인 옥틸이소티아졸론(OIT)이 쓰인 공기청정기와 가정용 에어컨 기기명을 밝힌 가운데, 국내 에어컨 시장 점유율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안일한 대응에 소비자들의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OIT 유해물질이 발견된 필터를 사용한 모델은 공기청정기 8개, 에어컨 8개다. 전부 단종 모델로 현재 삼성전자는 해당 모델에 맞는 필터를 새로 제작 중에 있다. 올해 제품에서 문제가 발견된 다른 업체와 달리 당장의 필터 교환이 어렵다.

삼성전자 고객서비스센터 상담사는 "다음 달 7일 이후에나 OIT 물질이 함유되지 않은 필터가 생산될 것으로 보인다. 정확한 날짜는 잘 모르겠다"면서 "이때부터 접수 순서에 따라 필터 교환이 이뤄진다"고 말했다.

LG전자의 경우, OIT 유해물질이 발견된 필터를 사용한 모델은 공기청정기 15개, 에어컨 25개다. LG전자는 논란이 제기됐던 지난달 17일부터 무상 필터 교체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환경부 발표로 논란이 대두되면서 소비자 접수가 증가해 필터 교체까지 최소 2주간의 시간이 소요(지난 24일 접수 기준)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유선을 통한 상담원과의 전화 연결은 거의 되지 않아, 순차적으로 필터 교환이 이뤄짐을 감안했을 때 더 늦어질 가능성이 크다.

LG전자 고객서비스센터 상담사는 "최소 2주 후에나 필터 교체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유선으로 통한 접수보다는 홈페이지를 통한 접수가 더 빨리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OIT가 이미 2년 전 환경부가 유독물질로 지정한 데 이어, 가습기 살균제에 포함돼 논란을 일으켰던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과 유사한 물질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유치원생 자녀를 둔 한모(37·여)씨는 "요즘 미세먼지도 많고, 집 주변에 버스가 많이 다녀 아이들을 생각해 수년째 공기청정기를 사용해 왔는데, 아이들에게 해를 끼친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필터 교체가 늦어져 에어컨을 사용할 수 없는 소비자들의 불만 또한 증폭되고 있다.

주부 이모(50·여)씨는 "낮에는 에어컨이 나오는 카페나 쇼핑몰 등 밖으로 나가려고 한다"면서도 "하지만 밤에는 도저히 잠을 잘 수가 없어 찜찜한 기분을 안고 에어컨을 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씨는 "다음 달 중순에나 필터 교체가 가능하다고 들었다"며 "그때까지 더위를 어떻게 버틸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반면, OIT가 검출된 쿠쿠전자와 대유위니아는 신청 즉시 당일 또는 다음 날 해당 필터를 교체해 주고 있다.

한 쿠쿠전자 매니저는 "지난달 논란 당시부터 신청하는 소비자에게 필터를 무상으로 교체해주고 있다"면서 "신청하지 않더라도 각 구역별 매니저가 관리하고 있는 가정 제품과 논란 제품을 확인한 뒤, 먼저 연락해 필터를 교환해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유위니아 관계자 역시 "필터 교체를 신청할 경우 빠르면 당일 늦어도 내일까지 교체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환경부는 OIT에 대한 인체 위해성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사전 예방조치로 OIT가 미검출된 경우도 항균물질이 적용된 필터라면 자진수거 등의 조치를 권고할 예정이다. 이후 항균물질이 포함된 필터 전체에 대한 안전성 검사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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