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이게 OIT 나온다는 필터는 아니죠?"
[르포] "이게 OIT 나온다는 필터는 아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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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험 전후 필터 내 OIT 함량 비교, 분석 결과. (자료=환경부)

현대모비스 "관련 필터 전량 회수"…환경부, 차량 및 필터 모델명 발표 예고

[서울파이낸스 정수지 김태희기자] "이게 OIT(옥틸이소티아졸론)가 나온다는 필터는 아니죠?"

현대모비스 대리점을 방문한 A씨(43·서울)가 직원에게 질문을 던지며 재차 확인했다. 6살 아이가 있기 때문에 OIT 검출 보도를 확인하자마자 대리점을 방문했다. A씨는 이번 주말 여름휴가로 가족여행을 계획하고 있어 차량용 에어컨 필터에 더 신경이 쓰인다고 토로했다.

현재 현대모비스는 3M이 공급한 필터 배스피츠(Besfits) 제품을 구입한 고객들에게 교체서비스를 진행할 계획이다. 각 대리점들은 소비자들에게 OIT가 검출되지 않은 안전한 제품을 안내하고 있다.

대리점 직원은 "차종에 따라 사용되는 필터가 제각각이지만 3M의 배스피츠(Besfits) 제품이 문제가 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해당 필터들은 '-BR'로 표기된 제품이고 고객들에게는 판매하고 있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 어제와 오늘 이틀간 OIT 검출과 관련해 안전한지 묻고 제품을 사가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 대리점에 따르면 문제가 된 필터는 자체적인 모델명에 '-BR'이 표기된 제품인데 이는 일반 필터보다 가격이 저렴한 편이었다. 저가용 필터로 겨냥해 제작된 제품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일반 필터가 1만3750원 정도라면 '-BR'이 표기된 필터는 9790원으로 4000원 가량 차이가 났다.

이 직원은 "필터가 기본적으로 소모품이고 성능이 비슷한 반면 가격이 저렴하다 보니 대부분의 소비자들도 저렴한 필터를 많이 찾는 편"이라며 "대부분의 대리점들 역시 '-BR' 제품을 일반 필터보다 상대적으로 많이 입고해 놓는다"고 답했다.

이에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대리점에 배포된 문제의 필터들은 재고량을 모두 회수할 계획이며 구입한 소비자들 역시 필터를 교체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소비자 대책을 위한 교환 및 환불 등 구체적인 방법은 마련 중이다.

환경부 역시 해당 사항에 대해 현재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부가 지난 20일 OIT 검출 결과를 발표한 현대모비스의 필터 배스피츠는 3M사에서 제출한 것으로 실제 현대모비스에서 사용된 것과는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환경부는 현대모비스와 조율을 통해 3M사가 공급한 배스피츠 필터가 어떤 규격과 모델명으로 각 대리점에 공급됐는지와 사용가능한 차량 등을 대조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환경부가 진행한 OIT 방출량 실험 결과 공기청정기 3종과 차량용에어컨 2종 중에 2개 제품에서위해가 우려된다고 나타났다.

환경부에 따르면 OIT 방출량은 MOE(Marginal of Exposure, 노출한계)라는 수치에 의해 판단된다. 보통 100미만이면 위해가 우려된다고 평가한다. 여기서 쿠쿠전자의 공기청정기는 62, 현대모비스의 차량용 에어컨은 89의 한계노출 수치를 보였다.

환경부 관계자는 "이때 방출된 OIT가 실제 인체로 얼마나 흡입되는지 여부에 대해 학계, 전문가 등과 논의를 지속할 예정"이라면서 "독성학자들의 평가에 따라 일반적으로 MOE가 100을 넘으면 안전하다고 이야기한다"고 덧붙였다.

OIT는 가습기 살균제 독성물질인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과 유사한 것으로, 2014년 환경부가 유독물질로 지정한 바 있다. 주로 곰팡이와 세균 등을 죽이는 용도로 살균·소독·방부제 등에 사용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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