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예년보다 앞당긴 하반기 인사…CEO '인사태풍'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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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한 경영환경 탓"…금융기관 수장들 줄줄이 임기만료

▲ 그래픽=서울파이낸스

[서울파이낸스 정초원기자] 은행권이 하반기 인사를 예년보다 앞당겨 완료했다. 이어 금융기관 최고경영자(CEO)들이 임기만료를 줄줄이 앞두고 있어, 내년 3월까지 금융권에 '인사태풍'이 불어닥칠 전망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초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이 일찌감치 하반기 인사를 단행한 것을 시작으로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들이 하반기 인사를 완료했다.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과 KDB산업은행도 하반기 임원 및 부서장 인사를 단행한 상태다.

은행권의 하반기 정기인사는 통상 7월 말은 돼야 마무리되는 분위기였지만, 올해는 주요 은행들이 격변하는 금융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예년보다 인사를 다소 서둘렀다. 최근 기업구조조정으로 인한 불확실성과 저금리·저수익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인터넷전문은행, 계좌통합관리서비스 등 새로운 서비스 시행을 앞두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연말에 대규모 인사이동이 있었던 만큼 아주 큰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빠른 인사를 통해 업무 공백을 줄이고 영업에 집중하려는 것"이라며 "대부분의 은행들이 하반기에는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더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어, 경쟁 구도에서 뒤떨어지지 않기 위해 재빠르게 움직이려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올해부터 내년 3월까지 임기가 만료되는 금융기관 수장들도 적지 않아, 후임자 인선을 둘러싼 인사 태풍도 예고되고 있다.

특히 국책은행의 경우 최근까지도 전직 CEO들의 낙하산 논란으로 몸살을 앓았던 터라, 이번 인사에서도 '청피아(청와대+마피아)', '관피아(관료+마피아)' 논란이 다시 한번 불거질지 주목된다. 더욱이 내년 대통령 선거를 불과 1년 앞두고 진행되는 인사라 정권 말에 친정부 인사가 대거 내려오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올해 12월 임기가 만료되는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우리은행 민영화 진행 성과에 따라 연임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이 행장은 해외 기업설명회(IR) 등을 통해 매각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만약 이 행장이 연임하지 않을 경우에는 친정부 인사가 낙점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당초 이 행장도 '서금회(서강대 출신 금융인 모임)' 출신이라는 이유로 낙하산 논란에 휩싸였다.

권선주 IBK기업은행장도 오는 12월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다. 최초의 여성 은행장인 권선주 행장은 취임 이후 높은 실적을 올리며 긍정적 평가를 끌어냈다. 다만 IBK기업은행의 경우 금융감독원 관료 출신인 고 강권석 전 행장을 제외하고는 연임 사례가 없다.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은 내년 3월 임기만료를 앞뒀다. 이 행장의 경우 최근 조선업 기업구조조정 실패에 따른 책임론이 부각되면서 연임 가능성은 낮게 점쳐진다. 당초 이 행장도 서금회 출신이라는 이유로 낙하산 논란을 불러온 만큼, 후임자 인선 과정에서 잡음이 예상된다.

금융지주 중에서는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된다. 계열사인 신한은행의 조용병 행장도 같은 시기 임기가 끝난다. 이 밖에도 오는 9월 서근우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11월 홍영만 자산관리공사(캠코) 사장과 유재훈 한국예탁결제원 사장, 내년 1월 김한철 기술보증기금 이사장 등 금융기관장들의 임기가 잇따라 만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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