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잿빛 전망에도 성장률 하향 '찔끔'…"여전히 낙관적"
한은, 잿빛 전망에도 성장률 하향 '찔끔'…"여전히 낙관적"
  • 정초원 이은선 기자
  • ees@seoulfn.com
  • 승인 2016.07.14 17: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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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한국은행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또 다시 하향 조정했다. (사진=연합뉴스)

0.1%p 낮춘 2.7% 성장 전망…"하반기 민간·건설투자마저 위축"

[서울파이낸스 정초원 이은선기자] 한국은행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또 다시 하향 조정했다. 여전히 불확실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여파와 세계교역 부진, 기업구조조정 본격화를 우려한 조치다. 이를 감안할 때 지난달 선제적 기준금리 인하와 정부의 20조원 재정보강 조치에도 불구하고 하향 조정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저금리 기조에도 인색한 기업의 설비투자는 올 하반기를 넘어 내년까지 지속되고, 수출도 0%대 성장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상반기 경기 회복세를 이끌었던 소비와 건설투자 등의 내수 부문도 올 하반기부터는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행은 14일 '하반기 경제전망'을 발표하고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7%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 4월 전망대비 0.1%p, 1월 전망 대비해서는 0.3%p를 하향한 수치다. 수정된 성장률 전망치에는 6월 기준금리 인하와 정부의 재정보강 효과가 0.2%p 가량 반영됐다.

서영경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하반기에는 확장적 거시경제정책에도 불구하고 브렉시트 관련 불확실성과 글로벌 교역 성장세 둔화, 기업구조조정 여파 등을 반영해 성장률 전망치를 0.1%p를 하향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 설비투자가 연간 2.1%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성장률 하향 조정을 견인했다. 4월 전망 당시 제기된 0.9% 성장에 비해 크게 악화된 판단이다. 상품수출은 하반기 1.7%, 연간 0.9% 성장해 전년(0.5%)대비해서 다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지만, 지난해 하반기 부진에 따른 기저 효과 수준으로 평가됐다.

상반기 성장세를 견인해온 민간소비와 건설투자 항목도 하반기에는 위축될 전망이다. 민간소비의 하반기 성장세 전망치는 상반기(2.7%)대비 크게 떨어진 1.9%에 그쳤고, 건설투자도 상반기 10.1%에서 하반기 3.9%로 상승세가 둔화될 것으로 관측됐다.

서 부총재보는 "민간소비가 2분기중 상당폭 반등했으나 하반기에는 개별소비세 재인하 등의 정책효과 약화와 취업자 증가수 축소로 완만한 증가세를 기록할 것"이라며 "건설투자 역시 주거용 건물 중심으로 높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하반기 이후에는 둔화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그는 "설비투자는 기업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하반기, 내년에도 부진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업구조조정의 여파의 경우 소비심리 위축과 함께 고용 시장 전망도 어둡게 하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여기에 경기회복 지연이 인력 수요 둔화로 이어지면서 취업자수도 다소 위축될 것이란 전망이다. 한은은 올해 중 취업자수 전망치를 지난 4월 33만명 수준으로 내다봤으나, 이번 전망에서는 29만명으로 크게 줄었다. 실업률 전망치 역시 3.6% 수준에서 3.8%로 올려 잡았다.

이날 한은의 전망이 다소 낙관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하방리스크로 지적한 브렉시트 불확실성 증대와 글로벌 교역 회복 지연 가능성, 기업구조조정 등에 따른 경제 심리 위축 가능성 등은 크게 우려되는 반면, 상방리스크로 꼽힌 확장적 거시경책 효과와 유가 안정에 따른 신흥국 경기 개선, 엔화 강세로 인한 수출경쟁력 개선 효과는 불확실하다는 근거에서다.

추경 편성이 지연되거나 재정지출이 경기 회복에 충분히 연결되지 않을 경우 추가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장민 한은 조사국장은 "과거 추경편성 내역의 평균값을 반영해 정부소비가 10% 가량 이뤄지는 시나리오를 반영했다"며 "편성 내역에 따라 성장률의 긍정적, 부정적 효과가 갈릴 수 있다"고 부연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구개발연구원(KDI)과 한국금융연구원은 올 성장률을 2.6% 수준으로 관측하고 있다. 민간연구원의 경우 더 낮다. 현대경제연구원과 LG경제연구원은 전망치를 각각 2.5%로 제시했고, 한국경제연구원의 경우 2.3%까지 내려잡았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최근의 경제지표가 더 나빠지는 양상으로 가지 않는다는 한은의 판단에는 동의하지만, 하방리스크를 감안하면 아직 회복세를 논할 단계는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며 "2.7%의 성장 전망은 다소 낙관적인 평가"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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