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통 트인' 현대상선 vs '다급해진' 한진해운
'숨통 트인' 현대상선 vs '다급해진' 한진해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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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한진해운

현대상선, 2M 가입으로 자율협약 조건 모두 충족
한진해운, 용선료 협상 및 채권단 줄다리기 지속

[서울파이낸스 황준익기자] 현대상선이 세계 최대 해운 얼라이언스인 '2M' 가입을 마무리 지으면서 자율협약 전제조건(사채권자 채무조정·용선료 조정·얼라이언스 가입)을 모두 충족시켰다. 반면 뒤늦게 자율협약에 들어간 한진해운은 유동성 확보는 물론 용선료 협상에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상반된 표정을 짓고 있다.

14일 현대상선은 세계 최대 해운 얼라이언스 '2M'과 공동운항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2M과 체결한 MOU는 구속력이 있는 가입 합의서로서, 두 선사는 내년 4월부터 공동운항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2M은 세계 1위, 2위 선사인 덴마크의 머스크(MSK)와 스위스의 MSC가 속해 있는 해운 얼라이언스다.

앞서 현대상선은 한진해운이 속한 'THE Alliance(디 얼라이언스)' 가입을 타진해 왔다. 하지만 디 얼라이언스 소속 선사들 중 일부가 현대상선 가입에 소극적으로 나오면 난항이 거듭됐다.

현대상선은 디 얼라이언스 뿐만 아니라 2M과도 물밑 작업을 통해 가입 논의를 펼쳤고, 2M에서 최근 협력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힘에 따라 방향을 틀었다.

한종길 성결대 동아시아물류학부 교수는 "아시아-미주동안 항로는 현대상선의 케파가 크기 때문에 2M이 현대상선과 손을 잡는 건 나쁘지 않다"며 "머스크가 아시아 지역의 경쟁력을 위해 노력하지만 투입한 선박에 비해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현대상선이 구조조정을 사실상 완료하면서 한진해운은 다급해졌다. 용선료 협상이 진행 중이고, 자금 지원을 놓고 채권단과 한진그룹 간의 줄다리기가 계속되면서다.

현재 한진해운은 내년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이 1조2000억원에 달한다. 한진해운이 마련할 수 있는 유동성은 4000억원 수준이지만,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한진해운에 추가지원은 없다"고 못 박았다.

한진그룹의 지원 없이는 당장의 막대한 유동성 확보가 쉽지 않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에 한진해운 채권단은 다음달 4일로 예정된 자율협약 마감시한을 놓고 1달 연장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한진해운이 자율협약을 뒤늦게 신청한 것은 현대상선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것을 전제로 한 전략이었다"며 "하지만 현대상선이 먼저 정상화 작업을 순조롭게 진행해 한진해운에 대한 정부 및 채권단의 압박이 거세다"고 말했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지난 5월 조건부 자율협약 개시 이후 '디 얼라이언스' 결성과 두 차례 채무재조정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냈다"며 "용선료 조정 협상도 계획대로 진행 중으로 자율협약 전제조건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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