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銀도 성과연봉제 급물살…'노조 반발' 넘어설까
시중銀도 성과연봉제 급물살…'노조 반발' 넘어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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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聯, 성과평가지표 초안 제시…내주 최종안 발표

[서울파이낸스 정초원기자] 금융공공기관에 이어 시중은행들도 성과연봉제 도입 논의를 본격화할 전망이다. 은행연합회가 내주 성과연봉제 가이드라인 최종안을 발표할 예정이어서 각 시중은행들은 이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성과연봉제 도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는 앞서 14개 시중은행의 참여 아래 외부 업체에 의뢰했던 개인별 성과평가지표 컨설팅 결과를 전달받았다. 전날 은행연합회는 초안을 시중은행장들과 공유했으며, 내주 초까지 각 은행별 건의사항을 참고해 최종안을 확정짓는다는 계획이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어제 설명회에서 시중은행장들이 초안을 접한 뒤 의견을 내놓은 부분이 있다"며 "그 내용을 취합해 다음주 초 정도에는 최종안을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컨설팅 업체가 마련한 초안에는 금융위원회가 제시한 금융공공기관 성과연봉제 가이드라인과 비슷하거나 다소 높은 기준이 적용된 것으로 보인다. 하영구 은행연합회장도 그간 "금융위가 마련한 가이드라인을 참고하겠으나 그 수준 이상은 돼야 한다는 게 은행들의 입장"이라는 뜻을 고수해왔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지금 시점에서 구체적인 수치를 공개하기는 힘들지만 초안은 금융공공기관보다 낮지 않은 수준에서 만들어졌다"며 "다만 공공기관처럼 가이드라인에 명시된 수치를 각 은행이 꼭 지켜야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금융위 산하 금융공공기관의 경우 금융당국 가이드라인대로 기본급 인상률 차등 대상을 부서장에서 책임자 직급까지 확대하고, 차등폭도 2%p에서 3%p로 늘리는 방안을 확정한 바 있다. 또 총연봉 대비 성과연봉 평균 비중은 30%, 개인별 성과연봉 차등폭도 2배로 확대하기로 했다. 

성과주의를 둘러싼 불길이 시중은행 쪽으로 옮겨 붙으면서, 금융권 노사 갈등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와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는 지난달 23일 △성과연봉제 도입 △저성과자 관리방안 등의 안건을 둘러싸고 의견차를 좁히지 못해 산별중앙교섭을 결렬시킨 바 있다. 이후 금융노조가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해 지난 11일 조정중지 결정이 내려진 상태다. 중노위가 조정중지 결정을 내릴 경우 노조는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해 합법적으로 파업을 진행할 수 있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현재 산별교섭 결렬로 노사간의 대화 창구가 없는 상태에서 사용자 측이 성과연봉제 도입안을 급박하게 공론화하는 것은 매우 일방적인 모습"이라며 "다음주 화요일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 들어간 뒤 파업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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