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證 잇딴 악재에 ‘멍든다’
대우證 잇딴 악재에 ‘멍든다’
  • 임상연
  • 승인 2003.05.2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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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패소 HTS사고등 업계 입지 ‘흔들’
매각 불투명속 ‘속 빈 강정’ 전락 위기


국내 대표 증권사인 대우증권이 소송 패소에 따른 우발채무 증가, 실적악화, HTS 사고 등 잇따른 악재로 흔들리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산업은행의 매각계획이 빠른 시일내에 진행되지 못할 경우 업계 대표주자인 대우증권이 ‘속 빈 강정’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델타정보통신 계좌도용 사건이후 대우증권이 잇따라 터지는 악재에 업계 대표주자로서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국내 대형증권사 중 가장 많은 소송건을 가지고 있는 대우증권은 올해 초 사학연금과의 ‘수익증권 환매와 관련된 소송’에서 패소, 35억원 가량을 배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비슷한 소송건에서 계속 승소했던 대우증권은 이번 법원의 결정이 향후 관련소송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다음달에는 조흥은행과의 6백억원 가량의 수익증권 환매 소송이 열릴 예정이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조흥은행과의 소송은 내주 공판일이 결정될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증권은 현재 1심이 계류중인 소송건만 30여건에 이르고 소송금액만도 수천억원에 달하는 등 결과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우발채무 리스크가 큰 상태이다.

이 같은 재무적 결함등 내부적 문제뿐만 아니라 대외적인 시장 경쟁력도 크게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델타정보통신 계좌도용 사건으로 내부리스크 및 인력관리에 허점을 보인 대우증권은 28일 오전 주문시스템에 장애가 발생, 투자자들로부터 강한 항의를 받는 등 고객 신뢰도에 큰 타격을 받았다. 이 장애는 40여분 뒤 완전 복구됐지만 간만에 지수가 큰 폭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던 점을 감안할 때 매매지연에 따른 고객들의 피해가 컷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증권은 이번 사고가 오전 9시18분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통해 코스닥 주문라인에 장애가 발생, 주문 및 조회가 지연처리 됐다고 해명했으며 HTS장애로 인해 손실을 입은 고객들에게 보상절차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보상범위 및 보상액을 놓고 고객과의 잡음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사의 온라인거래 사고 보상은 대체로 장애시간중 확실한 주문로그가 있었던 고객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져 왔기 때문에 사고 발발후 HTS를 이용할 수 없었던 고객들은 고스란히 피해를 입어야 하기 때문이다.

한편 이처럼 대우증권이 내외부적인 악재에 시달리면서 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내 대표 증권사이며 업계 인재사관학교로 불렸던 대우증권이 이전의 영광에서 점차 멀어지고 있기 때문. 이미 대우증권은 약정점유율 실적 주가등 외형면에서 삼성 LG 현대증권 등 경쟁사보다 크게 떨어진 상태이다.

더욱이 산업은행의 매각계획이 불투명해지면서 대우증권의 명성도 날이 갈수록 빛을 바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에 대해 업계 원로는 “너무 오랫동안 주체가 없이 내몰리다 보니 옛 대우증권의 경쟁력과 입지가 흔들리는 것 같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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