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2조5천억 유증 돌입…"정상화 초읽기"
현대상선, 2조5천억 유증 돌입…"정상화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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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서울파이낸스DB

해운 얼라이언스 '2M' 가입 가시권

[서울파이낸스 황준익기자] 현대상선이 2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돌입했다.

유상증자를 통한 출자전환이 마무리돼 다음달 5일 주식이 신규 상장되면 현대상선은 채권단 손에 넘어가 현대그룹과는 작별을 고하게 된다. 길었던 구조조정 터널에서 빠져나오는 순간도 코앞으로 다가왔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주당 8890원에 신주를 발행해 2조4892억원을 조달한다.

이중 채권금융기관 협의회(채권단)가 현대상선으로부터 받아야 할 돈을 주식으로 대신 받는 출자전환 규모는 최대 1조9000억원으로 전체 모집총액의 76% 수준이다.

이번 유상증자는 현대상선의 경영정상화계획 추진 일환으로 채권단, 용선주, 공모사채권자, 일반투자자 등 모든 이해관계자의 참여를 통한 회사의 정상화를 달성하는데 있다.

채권단의 무담보 일반채권60%, 신속인수 사모사채50%, 공모사채50%, 용선채권40% 이상이 출자전환돼야 자율협약 전제조건인 채권재조정을 충족시킬 수 있다.

나머지는 오는 18~19일 일반 투자자로부터 청약을 받아 주식을 배정한다. 현대상선이 오는 22일 공모 주식을 배정하면 출자전환이 사실상 마무리된다. 출자전환 이후엔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지분율 약 40%의 최대주주로 등극한다.

현대상선은 오는 15일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해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차등감자의 건'을 확정할 계획이다. 현대상선의 최대주주인 현대엘리베이터(17.51%) 및 일부 특수관계인 보유지분인 총 621만5371주(22.63%)에 대해 7대 1 무상감자를 진행한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이번 대주주 감자를 통해 현대상선을 경영정상화 시키기 위한 대주주로서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현 회장은 지난 2월 유동성 위기를 겪는 현대상선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300억원의 사재를 출연한 바 있다.

이같은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기 위해서는 해운 얼라이언스 가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얼라이언스 가입은 자율협약 유지 및 채무재조정 실행의 주요 전제조건 중 하나다.

현재 현대상선은 머스크와 MSC가 속한 세계 최대 해운 얼라이언스 '2M'과 가입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이달 중 머스크와 MSC간 구속력 있는 가입 합의서 체결을 추진 중"이라며 "자율협약 마감 시한인 오는 28일 전 까지 마무리 짓는데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후 현대상선이 경영정상화 궤도에 오르게 되면 경영진 교체가 이뤄질 전망이다. 정부는 경영능력을 갖춘 해운업계 전문가를 최고경영자(CEO),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선임하는 등 경영진 교체 및 조직 체제를 개편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한진해운의 구조조정 단계 중 하나인 용선료 조정 협상은 구체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한진그룹의 지원 없이 자산매각 등으로는 유동성 확보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용선료 협상의 경우 아직 기간이 남아 있고 용선주들이 미리 협상 결과를 밝히지는 않을 것"이라며 "현대상선처럼 막바지에 가봐야 결론이 날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현재 용선료 협상에 대한 이슈가 조용한 건 그만큼 협상에 문제가 없다는 반증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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