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꼬꼬면' 우려…두달만에 주가 반토막
[서울파이낸스 김소윤기자] 해태제과가 허니버터칩 생산 확대를 위해 공장까지 증설했지만 매출은 제자리 걸음인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제2의 꼬꼬면' 우려까지 제기되는 상황. 허니버터 열풍에 힘입어 고공행진을 해온 해태제과 주가 역시 두달만에 반토막 나는 굴욕을 맛보고 있다.
8일 해태제과에 따르면 닐슨코리아 기준 허니버터칩 매출은 올해 4월까지 매월 50억원 규모였으나, 증설 후인 5월과 6월에는 이보다 3∼4억원 증가하는 데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이와 달리 해태제과 측은 권장소비자가격 기준으로는 매월 75억원 규모 물량이 '완판'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제는 새 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된 후에도 매출에 큰 변화가 없다는 점이다. 그동안 해태제과 측은 허니버터칩의 매출 부진 원인을 생산시설 부족 탓이라고 설명해 왔다.
지난 2014년 8월 출시된 허니버터칩은 한때 품귀현상을 빚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이에 해태제과는 공급량을 늘리기 위해 문막 제2공장을 지어 지난 5월10일 준공했다. 해태제과는 준공식 당시 2공장이 풀가동 체제에 들어가면 허니버터칩 공급량은 1일 1만5천박스에서 3만박스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결국 설비 증설 효과는 기대치에 크게 못미쳤다. 이에 대해 해태제과 측은 "최근의 새 공장은 허니버터칩 전용공장이 아니라 감자칩 전용공장으로 지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사실 허니버터칩 공장 증설을 두고 '제2의 꼬꼬면' 신세가 될 수 있다는 우려는 꾸준히 제기돼 왔다. 팔도 꼬꼬면은 2011년 출시 이후 품귀현상을 빚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지만 공장 증설 이후 판매량이 급감했다.
이미 이같은 우려가 현실화될 조짐도 엿보인다. 실제로 최근 일부 편의점 등에서는 허니버터칩 매출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편의점 GS25에서 허니버터칩은 지난 2분기(4∼6월) 매출이 전분기보다 17.1%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부터 세 분기 연속으로 매출이 줄었다.
월별 매출도 하향세다. 올해 들어 4월까지 넉 달 연속 전월 대비 마이너스(-) 성장하던 매출은 신공장이 완공된 5월 5.0% 증가하며 반등하는 듯했으나 지난달 다시 7.8% 감소했다.
일각에서는 허니버터칩의 경우 이미 인기가 식은 '미투'(me too) 제품에 비하면 여전히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지만, 이미 매출 정점은 지났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GS25 기준으로도 허니버터칩은 2014년 10월 과자 매출 1위에 올랐으며 지난달까지 1위 자리를 지켰지만, 한때 8%까지 올랐던 과자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 4%대로 떨어졌다.
이같은 허니버터칩의 매출 부진은 주가에도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해태제과는 허니버터칩 흥행에 힘입어 지난 5월11일 증시에 상장됐다. 상장 직후 장중 6만8000원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현재 3만원 아래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날 오전 9시30분 코스피시장에서 해태제과는 전일 대비 1.2% 떨어진 2만8800원에 거래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