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상이몽' 현대重 노사, '분사' 놓고 대립각
'동상이몽' 현대重 노사, '분사' 놓고 대립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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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일(금) 오전 울산 현대중공업 본사에서 열린 ‘비상경영설명회’. (사진=현대중공업)

노조, 위기극복 위한 '비상경영설명회' 불참

[서울파이낸스 황준익기자] 현대중공업이 최근 분사에 대한 의지를 명확히 하면서 노조의 반발이 극에 달하고 있다.

사측은 비상경영설명회를 열며 위기 극복에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지만, 노조 측은 이 자리에 불참했다. '동상이몽'을 넘어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는 모습이다.

4일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1일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비상경영설명회'를 개최했다. 설명회 시간 동안 현대중공업은 전 사업장의 조업을 잠시 중단했다.

현대중공업은 "분사, 희망퇴직, 근무시간 단축 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해법을 함께 고민하는 자리였다"고 밝혔다.

특히 현대중공업은 질의응답을 통해 비조선부문에 대한 분사 방침을 다시 한 번 확고히 했다.

현대중공업은 직무분사 및 사업분사를 통해 외부화해야만 회사의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원가구조를 바꿀 수 있다는 입장이다. 직무분사는 자체적으로 수행하던 직무 중 일부를 분사, 사업분사는 단위사업을 독립해 운영하는 것을 말한다.

현재 현대중공업은 설비지원 업무 부서에 대한 직무분사와 그린에너지사업부, 전기전자시스템, 건설장비, 로봇사업부 등 비조선부문의 사업분사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의 조선사업본부는 현대삼호중공업의 원가보다 선종별로 5~8% 비싸다. 삼호중공업 수준으로 원가를 개선했다면 지난해 5120억원를 절감해 6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사업분사 역시 독립경영 이후 영업이익을 내고 있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분사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대중공업의 그린에너지사업부는 독립경영체제가 시작된 지난해부터 영업흑자를 내고 있다. 로봇사업부 역시 지난해 7월 독립사업본부로 전환된 이후 올해 6.1%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규모가 작아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사업들이 독립경영 이후 영업이익을 실현하고 있다"고 전했다.

▲ 지난달 29일 울산 현대중공업 본사에서 열린 노조의 쟁의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노조 측은 "회사가 주장하는 지금의 분사는 모기업의 지배를 받는 종속관계의 하청 회사일 뿐"이라며 "비조선부문 등 전 사업장에 걸친 분사·아웃소싱 계획안이 숨겨져 있다"고 주장했다.

더욱이 노조는 비상경영설명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노조가 이날 '위원장과 사장 긴급 토론회'를 제안했지만 사측이 '비상경영설명회'를 강행하면서다.

노조는 "이번 긴급 토론회 제안에 대한 회사 경영진의 태도는 그동안 드러냈던 불통경영의 연속"이라며 "(참석하면) 구조조정에 동조하는 꼴"이라고 불참 이유를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은 국내 조선사 중 가장 많은 비조선부문을 가지고 있다"며 "자구안 제출과 함께 구조조정에 돌입한 만큼 비조선을 분사한 후 매각하면 현금 확보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어 "몸집을 최소화해 업황 회복을 기다리는 전략임을 감안하면 회사에서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노조와의 갈등을 잘 매듭짓는 것이 앞으로의 숙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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