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家 장녀 신영자 첫 소환…檢 수사 칼끝 어디로?
롯데家 장녀 신영자 첫 소환…檢 수사 칼끝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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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1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신 이사장은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전 대표로부터 부당한 금품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태희기자]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74)이 검찰 소환 조사에 앞서 고개를 숙였다. 신 이사장은 혐의를 인정하지 않고 검찰에 모든 사실을 다 말하겠다고만 피력했다.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 박찬호)는 1일 신 이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롯데그룹의 오너 일가 중 직접 검찰에 조사를 받는 것은 처음이기도 하다.

신 이사장은 예정된 시간보다 25분가량 일찍 모습을 드러냈다. 법무법인 해송 박재형 변호사, 재단 관계자와 함께였다.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 의혹과 네이처리퍼블릭 외 다른 업체들도 연관됐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검찰에 모든 사실을 다 말하고 성실히 답변하겠다"고 답했다.

또 롯데그룹의 비자금 조성 관련해서는 "국민들께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남겼다.

신 이사장은 정운호(51·구속기소) 네이처리퍼블릭 전 대표로부터 뒷돈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롯데면세점에 네이처리퍼블릭을 입점 시키는 것은 물론 매장 운영과 관련해 유리한 조건을 빌미로 금품을 받아온 혐의다.

여기에 이용한 것이 아들 장 모씨의 명의로 된 BNF통상이다. BNF통상은 지분 100%가 장 씨로 돼있지만 건강상의 이유를 핑계로 신 이사장이 직접 운영하고 있다.

이 BNF통상을 통해 롯데백화점, 롯데면세점 등 주요 유통채널에 입점을 원하는 요식업체, 화장품 브랜드 등으로부터 뒷거래한 흔적을 검찰이 포착했다.

검찰 관계자는 "방위사업수사부가 신 이사장을 전격 조사 할 것"이라며 "지금껏 제기된 의혹 외에도 조사 할 것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신 이사장의 혐의가 몇 개인지는 아직 공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수사 범위를 면세점 입점 로비 의혹 전담인 방위사업수사부로 제한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업계는 롯데그룹 총수의 딸로 40여년간 일해 왔던 신 이사장을 통해 그룹의 비자금 조성 배경을 확인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경영권 다툼을 하고 있는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측이 신격호 총괄회장의 치매약 복용 사실을 지난주에 밝힌 것도 검찰 수사에 힘을 싣기 위함이라는 해석이다.

신 총괄회장의 정신건강 문제는 공공연하게 알려져 왔지만 사실 확인이 안돼 세간에 묻혀 있었다. 신 전 부회장의 주장대로 신 총괄회장의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다면 그동안 롯데그룹을 실질적으로 운영한 것은 신영자 ·신동빈 남매로 좁혀지게 된다.

이는 곧 검찰 조사 결과 책임에 대한 화살의 방향이 신 총괄회장을 벗어나 두 사람을 향한다는 뜻이다.

한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오는 3일 일본에서 한국으로 입국한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달 30일 밤 귀국했으며 신 회장을 상대로 한 또 다른 소송전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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