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총괄회장 치매약 복용"…롯데家 경영분쟁 종식?
"신격호 총괄회장 치매약 복용"…롯데家 경영분쟁 종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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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사진=서울파이낸스DB)

SDJ 측 "치매예방 차원"…성년후견인 지정 '유력'

[서울파이낸스 김태희기자]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수년간 치매 약 아리셉트(Aricept)를 복용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롯데가(家) 경영권 분쟁이 사실상 종식 국면에 들어섰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신 총괄회장의 성년후견인 지정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29일 SDJ코퍼레이션(회장 신동주)에 따르면 신 총괄회장은 2010년, 2013년 고관절 수술 당시 치매약 아리셉트를 처방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SDJ측 변호인단 조문현 변호사(법무법인 두우)는 "신격호 총괄회장은 2010년, 2013년 고관절 수술 당시 치매약 아리셉트를 처방받았다"며 "하지만 고령의 노인들에게는 치매를 예방하는 차원에서도 약을 처방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신 총괄회장이 복용한 아리셉트는 알츠하이머병 환자 치료와 혈관성 치매 치료제로 인지기능이 나빠지는 속도를 늦추고 기억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또 신 총괄회장은 아리셉트의 부작용인 불면증을 해소하기 위해 수면 유도제인 스틸녹스(Stilnox)도 함께 복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조 변호사는 "치매약 아리셉트 복용기록이 포함된 자료를 이미 재판부에 제출했다"며 "국립정신건강센터측에서는 '아리셉트 복용했다는 기록만으로는 치매 판정이 불가능하다'는 답을 내놨다"고 주장했다.

이로써 해를 넘기며 지속된 롯데의 경영권 다툼이 종국에 이르렀다는 전망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신 총괄회장이 자신을 적통 후계자로 지목했다고 주장해온 신 전 부회장의 주장이 설득력을 잃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10월 신 전 부회장이 내세운 신 총괄회장의 '위임장’ 역시 최악의 상황에선 무용지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업계는 신 총괄회장의 치매약 복용에 대해 '놀랍지 않다'는 반응이다. 지난해 7월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경영권 분쟁이 시작된 무렵에도 롯데 고위 관계자들의 증언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업계는 신 총괄회장의 알츠하이머 설에 대해 경영권 다툼보다 검찰 수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공공연한 사실로 여겨졌던 것을 굳이 밝히게 된 시점이 예사롭지 않기 때문이다.

신 총괄회장이 치매 약을 복용한다는 사실이 공식화 된 건 지난 27일 서울 가정법원에서 진행된 신 총괄회장 성년후견인 개시 심판 5차 심리에서다.

성년후견인 신청자이자 신 총괄회장의 네 번째 여동생인 신정숙 씨 측 변호인 이현곤 변호사(법무법인 새올)는 이날 심리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신 총괄회장이 세브란스에서 치매약을 처방받은 기록을 추가 자료로 제출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롯데 그룹의 전 계열사에 대한 검찰 수사의 강도가 높아지면서 책임이 신 총괄회장에게로 쏠리는 것을 막기 위한 처사라고 해석한다. 검찰 수사 결과 비자금 조성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그간 치매약을 복용해온 신 총괄회장이 아닌 신동빈 회장이 책임을 져야할 가능성도 있다.

한편, 신 총괄회장에 대한 성년후견인 지정 6차 심리는 오는 8월10일 진행된다. 양측이 제출한 자료와 전문기관의 의견서를 바탕으로 최종 판단을 내릴지 아니면 미뤄질지는 재판부의 손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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