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증시, MSCI 편입 무산에도 '꼿꼿'…찻잔속 태풍?
中 증시, MSCI 편입 무산에도 '꼿꼿'…찻잔속 태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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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해종합지수 1년 추이. (사진 = 블룸버그)

[서울파이낸스 차민영기자] 중국 증시가 양대 이벤트 무산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모건스탠리캐피탈지수(MSCI)가 6월 정기지수변경리뷰에서 중국 A주의 신흥국지수 편입 시기를 유보했지만, 찻잔속 태풍에 그치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MSCI 평가과정에서의 '태도변화'가 긍정적 시그널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상해종합지수는 지난 15일 전장 대비 45.02p 오른 2887.21로 거래를 마쳤다. 선강퉁과 함께 올해 중국 증시 내 최대 이벤트로 꼽힌 중국 A주의 MSCI 신흥국지수 편입이 불발됐지만 지수는 외려 반등한 것. 연중 최저점을 기록한 지난 1월27일(2638.30)에 비해선 여전히 8.9%가량 높은 상태다.

MSCI는 지난 14일(현지시각) 6월 정기변경 리뷰 결과 중국 A주의 신흥국지수 편입을 유보한다고 밝혔다. 주요 근거로는 중국의 적격외국인투자자(QFII)제도의 효율성과 자본이동정책 변화를 제시했다. 아울러 지난해 6월 중국 증시의 폭락으로 큰 손해를 본 투자자들에게 판단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점도 중국 측에 주지시켰다.

작년 6월은 글로벌 투자자 다수에게 큰 손실을 안긴 악몽으로 회자된다. 당시 상해종합지수는 5200선을 목전에 두고 있었으나 6월12일(5166.350)을 기점으로 곤두박질쳤다. 지난 2014년 말 후강퉁 실시 이후 중국 개인투자자 사이 투자 바람이 불면서 '스탁론' 방식의 투자가 유행한 터라 6월 MSCI 편입 실패 이후 일순간 기대감이 무너졌기 때문이었다. 당시 중국 정부가 극약처방한 매매거래 중지 조치는 시장의 '불신'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이번 악재성 이벤트에도 불구하고 중국 증시가 견조한 흐름을 보이는 데는 MSCI 측의 태도 변화가 주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MSCI는 "중국 당국은 A주 시장의 접근성을 국제적 기준에 맞추려고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며 편입 검토 시기를 내년으로 미루지 않고 편입후보 리스트에 A주를 계속 올려놓기로 했다. 내년 6월 이전에 편입될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얘기다.

실제 중국 A주의 신흥국지수 편입 가능성을 높게 점쳤던 일부 투자은행(IB)들은 특별편입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편입 가능성을 종전 50%에서 70%로 대폭 상향 조정한 골드먼삭스는 "비정례 편입 가능성은 여전히 살아 있다"고 내다봤다. 올 4분기부터 선강퉁이 허용되고 중국의 국제접근성 노력이 지속되면 내년 6월 연례검토 이전에 특별 대상으로 편입될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국내 증시 전문들 역시 중국 증시에 대한 기대감이 지속되고 있다는 데 대체로 동의했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당초 중국 정부 측의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감도 크나, MSCI 측에서 제기한 문제 수가 줄면서 편입 시기가 조금 미뤄졌을 뿐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며 "이르면 연내 편입이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오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글로벌 증시를 둘러싼 대형 악재들이 산재한 까닭에 A주 편입 불발 이슈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작을 것이란 관측도 제시됐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오는 23일로 예정된 브렉시트(영국의 유로존 탈퇴) 국민투표가 지배 악재로 시장을 압도하고 있기 때문에 MSCI 결정과 관련해 중국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시장 일각에선 당분간 중국 증시의 미묘한 조정장세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염지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A주의 MSCI 신흥국지수 편입 연기는 최근 반등 모멘텀 부재로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중국 증시에 재차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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