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 EU' 英여성 하원의원 총격피습 사망…"브렉시트 캠페인 중단"
'親 EU' 英여성 하원의원 총격피습 사망…"브렉시트 캠페인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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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남성 용의자 "영국이 우선이다"

▲ 괴한에 피습당해 숨진 조 콕스(41) 의원 (트위터 캡쳐).

[서울파이낸스 온라인속보팀] 오는 23일(현지시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찬반 국민투표를 앞두고 영국의 한 여성 하원의원이 16일(현지시간) 선거구민 간담회에 참석하러 갔다가 총격을 받았다고 BBC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야당인 노동당의 조 콕스(41) 의원은 이날 런던에서 북쪽으로 320㎞가량 떨어진 요크셔 버스톨에서 총을 맞고 쓰러져 병원에 옮겨졌으나 숨졌다. 경찰은 사건 직후 현장에서 남성(52) 용의자를 체포했다.

목격자들은 콕스 의원이 버스톨에서 두 남성 간 몸싸움에 말려들었으며, 이 과정에서 두 차례 총성이 울렸다고 전했다. 콕스 의원은 총격과 함께 흉기로도 공격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목격자는 방송 인터뷰에서 "총을 쏜 용의자가 '영국이 우선이다'고 외쳤다"고 말했다.

지난해 총선에서 당선된 콕스 의원은 정기적으로 버스톨 도서관 앞에서 주민 간담회를 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콕스 의원은 1주일 앞으로 다가온 브렉시트 국민투표와 관련해서는 '잔류' 캠페인을 펼쳐왔다.

이번 사건이 콕스 의원의 EU 잔류 주장과 관련됐는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피습 소식이 알려지면서 브렉시트 찬반 진영은 모두 이날 국민투표 캠페인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캐머런 총리도 이날 영국령 지브롤터를 방문해 EU 잔류 지지를 호소할 계획이었으나 이를 취소했다.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콕스 의원의 사망을 애도하면서 "인권과 평화, 정의를 지켜온 훌륭한 여성"이라고 평가했다.

공장 노동자의 딸로 때어난 그녀는 케임브리지대학에서 정치사회학을 공부했다. 가족 중 유일한 대졸자였다. 그녀는 의원이 되기 전에 국제구호단체인 옥스팜(Oxfam)에서 10여년 넘게 일하면서 정책부장을 지냈다. 미국 뉴욕에서 인도주의 캠페인을 이끌기도 했으며 벨기에 브뤼셀 소재 유럽사무소 책임자로도 일했다.

두 아이를 둔 엄마인 그녀는 또 여성 문제에 관련해 이름을 알렸고 전국 노동당 여성 네트워크의 의장을 맡기도 했다. 이후 그녀는 지난해 5월 총선에서 자신이 태어난 웨스트 요크셔의 한 선거구에서 노동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되면서 하원에 입성했다.

하원의원이 된 콕스 의원은 수많은 민간인 희생과 난민을 쏟아내는 시리아 내전에 깊은 관심을 기울여왔다. '시리아를 위한 초당적 의원모임'을 이끌면서 시리아 내전에 대한 해결책으로 인도주의적 접근을 강조했다. 영국의 시리아 공습 표결에는 기권했다.

콕스 의원은 의정 활동을 위해 런던에서 지낼 땐 템스강의 보트에서 생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1년 머리에 총상을 입는 테러를 당한 적 있는 미국 민주당 가브리엘 기포드 하원의원은 이날 트위터에서 "그녀는 젊고, 용기 있고, 부지런했다, 떠오르는 스타, 엄마, 부인이었다"며 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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