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사업재편 '속도전'…SDS 물류사업 분할 계획
삼성, 사업재편 '속도전'…SDS 물류사업 분할 계획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삼성그룹 CI (사진=삼성)

오는 8일 이사회를 통해 물류사업 분할 계획 발표할 듯
중공업·엔지니어링·광고·금융…매각·통합 시나리오 관심

[서울파이낸스 박수진기자] 삼성SDS가 이사회를 통해 물류사업 분할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삼성그룹의 사업재편 작업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SDS는 오는 8일 글로벌 물류BPO(Business Process Outsourcing) 부문의 분할계획만 밝힐 것으로 보인다. 이는 앞서 삼성SDS가 지난 3일 조회공시 요구 답변에서 "사업부문별 회사분할을 고려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구체적인 방법이나 일정에 대해 확정된 사실은 없다"고 공시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삼성이 삼성SDS에서 물류사업을 떼어내 삼성물산 상사부문과 합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공영규 신한금융투자연구원은 "시장에서는 삼성SDS 인적 분할 뒤 물류 부문은 삼성물산과 IT서비스는 삼성전자와 합병할 가능성을 높게 본다"면서 "물류사업을 모회사로 IT서비스 사업을 100% 자회사로 하는 물적 분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삼성 입장에서는 삼성물산 상사부문과 삼성SDS 물류부문의 합병이 신의 한 수가 될 수도 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통합 삼성물산이 지난해 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의 반대를 뚫고 제일모직과의 합병에 성공했음에도 최근 주가 흐름과 실적 면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로서 뚜렷한 미래성장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IT솔루션을 접목한 글로벌 물류사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삼성SDS 물류부문을 합칠 경우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합병 계획을 짜더라도 실제 합병이 성사되기까지 적잖은 난관에 부딪힐 가능성이 높다. 삼성SDS 소액주주들이 회사 측의 물류사업 분할 방안에 집단 반발하면서 소송 등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물류부문 분할 계획과 관련해 시중에서는 IT솔루션 서비스 사업부문을 삼성물산의 자회사로 편입할 것이라는 설도 나돌았다. 더불어 우면동 R&D캠퍼스에 입주한 삼성SDS의 연구개발 인력을 삼성전자로 합치고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인력을 자회사로 분리 독립한다는 설도 제기됐다.

그러나 물류부문 분할계획 외에는 대부분 확인되지 않은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남은 사업구조 사업재편 무엇?

삼성SDS의 물류사업 분할 계획에 재계에서는 삼성그룹의 사업재편 작업에 속도가 붙는 것 아니냐는 눈초리다.

삼성SDS의 오너 지분율이 높은 가운데,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삼성SDS가 중요한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삼성SDS는 삼성전자(22.6%), 삼성물산(17.1%)에 이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세 번째로 많은 지분(9.20%)를 가지고 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장도 각각 3.9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우선 삼성의 남은 사업구조 재편으로 광고 계열사인 제일기획 매각 추진 건을 꼽았다.

앞서 삼성은 제일기획을 매각하기 위해 올해 초부터 프랑스 광고커뮤니케이션 회사 퍼블리시스(Publicis)와 협상을 벌였으나 가격과 광고물량 승계 등 세부조건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최근 협상이 사실상 결렬된 바 있다. 하지만 다른 글로벌 광고 에이전시들을 상대로 매각을 재추진할 여지는 남은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중 주택사업부문의 매각도 지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토목, 플랜트, 주택 사업부문을 각각 분리해 매각하기로 했으며 매수자도 정해졌다는 설이 사내외에 퍼지기도 했으나 실제로 추진되지는 않았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 재추진도 계속 언급되고 있다. 삼성이 2013년 이후 벌여온 사업재편 작업 중 유일하게 제동이 걸린 것이 양사의 합병 추진이다. 삼성중공업이 최근 산업은행에 제출한 자구안에는 유상증자 추진 방안도 포함돼 있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 삼성 측은 "그룹 차원에서 참여 여부를 검토한 적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올 초에는 삼성카드, 삼성증권 등 금융 계열사 매각설도 제기됐다.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이 지난 1월 사내 특별방송을 통해 매각설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거듭 부인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의 사업 재편이 고개를 다시 드는 이유는 잘 할 수 있는 사업에 주력하겠다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방침에 기반을 둔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동안 수면 위로 나오지 않았던 계열사 매각 부분이나 사업부문 재편 등이 계속 추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