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지방 주택시장, '탈동조화' 현상 본격화
수도권-지방 주택시장, '탈동조화' 현상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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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서울파이낸스DB)

구조조정 여파 거제 등 일부지역 시장 침체
입주 물량 늘어 공급 초과 당분간 양극화 

[서울파이낸스 나민수기자] 올해 수도권과 지방의 주택시장이 서로 반대로 움직이는 '탈동조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7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5월까지 수도권 아파트값은 0.20% 상승했다. 이 기간 서울 아파트값은 0.35% 올라 수도권 아파트값을 견인했다. 반면, 지방의 아파트값은 지난달까지 0.20% 떨어졌다. 월간 통계로도 지방 아파트값은 1월의 보합을 제외하고는 2월 이후 4개월 연속 하락세다.

아파트를 포함한 주택 전체 가격도 비슷한 흐름이다. 지방의 주택종합 매매가격은 올해 0.03% 오른 반면 수도권은 5배가 넘는 0.16% 상승해 수도권의 강세가 이어졌다.

주택시장의 탈동조화 현상은 가장 최근 글로벌 경제위기를 전후해 뚜렷하게 나타났다.

지난 2008년 한해 6.77% 올랐던 수도권 아파트값은 글로벌 위기 직후인 2009년 0.60%로 주저앉더니 2010년에는 2.91% 하락, 2012년과 2013년에도 각각 5.77%, 0.84% 떨어졌다.

그에 반해 2009년 2.55%의 상승률을 보였던 지방 아파트값은 수도권의 하락세가 본격화한 2010년 7.89%로 오름폭이 확대된 뒤 2011년에는 무려 18.34% 급등했다.

수도권 아파트값이 떨어졌던 2012∼2013년에도 지방 아파트값은 1∼2%대의 상승률을 보이며 여진이 이어졌다.

이후 수도권과 지방의 주택가격은 정부의 주택시장 활성화 정책으로 주택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이기 시작한 2014년 완벽한 '동조화' 현상을 보였다.

2014년 주택 거래량이 100만건을 넘어서는 등 규제완화 분위기 속에 수도권 아파트값은 2.5%, 지방 아파트값은 2.91% 상승하며 균형을 이뤘다. 지난해에도 지방 아파트값은 3.64%, 수도권은 6.19% 오르며 동반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지난해 상반기까지 비슷했던 흐름은 하반기 이후 대구와 경북 등지에서 약세가 시작되며 차별화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올해는 수도권에서 시작한 여신심사 강화 조치가 5월부터 지방으로 확대 시행된 데다, 정부 주도의 기업 구조조정으로 조선업의 메카인 거제·울산 동구 등지의 집값 하락폭이 확대되고 있다.

지방의 올해 아파트 입주 물량도 16만2000여가구를 기록하는 등 3년 째 16만가구를 넘어서면서 대구·경북 등 상당수 지역의 공급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수도권-지방의 탈동조화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2018년까지 전국 입주물량이 70만 가구를 넘어서면서 수도권과 지방에서도 지역별로 시장 양극화가 세분화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지금도 지역별로 주택 매매, 청약시장이 차별화되고 같은 지방 내에서도 대구·경북 등지는 약세, 강원·세종은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앞으로 상품별, 지역별 주택 가격이 더 뚜렷한 차이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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