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롯데·홈플러스 前 CEO 소환…"처벌대상·수위 조만간 결정"
검찰, 롯데·홈플러스 前 CEO 소환…"처벌대상·수위 조만간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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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철우 전 롯데마트 대표가 3일 오후 피고소·피고발인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하던 중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사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태희기자] 가습기 살균제 사태와 관련 검찰의 칼날이 롯데마트와 홈플러스의 전 최고경영자에게까지 확대됐다. 검찰은 이르면 다음주께 처벌 대상과 수위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은 3일 오후 이철우(73) 전 롯데마트 대표를 피고소·피고발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오후 1시 10분께 검찰청사에 출석하면서 "죄송하다. 매우 안타깝고 있어선 안 될 일들이 벌어진 것 같다. 정말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게 사과했다.

이어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하면서도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에는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그는 롯데마트가 와이즐렉 가습기 살균제를 판매한 2006년부터 2011년까지 롯데쇼핑 마트사업본부·백화점사업본부 대표 등의 직책을 맡았다.

이승한(70) 전 홈플러스 회장 역시 이날 오전 검찰에 나와 피고소·피고발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고 있다. 그는 홈플러스의 '가습기 청정제'가 개발·판매되던 2004년∼2011년 대표이사 사장과 대표이사 회장을 지냈다.

이 전 회장도 조사실로 들어가기에 앞서 취재진에 "이번 일에 대해 정말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 피해자 가족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허리를 굽혔다.

검찰은 이들이 가습기 살균제 PB 제품 개발·판매 과정에 관여했는지 확인하고 있다. 제품 개발 및 출시 과정을 사전에 보고받았는지, 판매 당시 유해성 관련 민원을 전달받았는지 등이 주요 조사 사안이다.

검찰은 일단 두 사람이 최종 승인 과정에서 빠져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실무진으로부터 구두 보고를 받았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구체적인 역할을 파악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앞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과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지난 2012년 이 전 회장과 이 전 대표를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검찰에 고소·고발했다.

검찰은 이들 최고경영자에 대한 조사를 끝으로 롯데마트와 홈플러스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하고 이르면 다음 주께 처벌 대상과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는 선두업체인 옥시레킷벤키저(옥시)의 제조 매뉴얼을 그대로 모방해 안전성 검사 없이 가습기 살균제를 만들어 판매했다. 옥시 제품과 같이 독성 화학물질인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이 함유돼 있다.

정부의 폐손상 피해 집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28명(사망 12명), 롯데마트는 46명(사망 16명)의 사상자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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