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인사동 호텔건립 사업, 첫삽 언제?
삼성화재 인사동 호텔건립 사업, 첫삽 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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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화재가 비즈니스호텔 건립을 추진중인 종로구 인사동 인근 관훈동 155-2번지. (사진=김희정기자)

서울시 심의 통과후 수개월째 제자리…호텔업황 부진 탓?

[서울파이낸스 김희정기자] 삼성화재가 2011년부터 추진해온 인사동 인근 서울 관훈동 비즈니스호텔 건립사업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부지 매입 4년여 만에 서울시 심의를 통과한 호텔 건립안이 고시됐지만, 정작 마지막 단계인 종로구청 건축 심의신청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12일 종로구청 건축과 관계자는 "현재까지 삼성화재의 건축 심의신청이 들어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서울시 심의통과 후 올 2월 서울시 시보에 고시돼 법적 효력까지 갖춘 건립안이 몇 개월 째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셈이다.

삼성화재는 지난 2011년 대성산업이 내놓은 인사동 사옥 토지 1771평을 1384억원에 매입하고 비즈니스호텔과 상업시설 등을 짓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그러나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는 삼성화재가 추진한 최대 14층(50m) 규모의 시설이 인사동길 경관을 해칠 수 있다며 4차례나 보류 판정을 내렸다.

번번이 고배를 마신 삼성화재는 13층(45m), 11층(41m), 9층(35m), 6층(28m), 4층(18m) 높이 건물로 나눠 짓게한 서울시 제안을 받아들였다. 호텔 저층부에는 인사동 상권과 조화로를 맞추기 위해 가로형 상점을 조성하고 대형 유흥, 유통시설을 입점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호텔과 상점 등 복합개발 착공을 위해 남은 절차는 종로구청 건축심의 및 허가 뿐이다. 서울시 심의를 통과한 만큼 종로구청 심의는 그다지 어렵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화재도 예상 공사 기간을 약 2년으로 잡고 2018년~2019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첫 삽을 뜨는 일이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보유 건물을 줄줄이 매각하면서 삼성화재가 새 건축사업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조심스런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삼성화재는 지난달 서울 합정동 사옥 매각을 완료하고 강남구 역삼빌딩 사옥 지분 50%를 매각하기 위해 협상을 진행 중이다. 발생한 이익 추정치는 약 1400억원 수준으로, 을지로 본관 사옥 역시 매매 대상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장기화된 저금리 기조로 전통적 투자처였던 채권투자 수익률이 떨어지자 대체투자로 부동산 매각에 집중, 현금화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삼성화재의 올 1분기 투자영업이익은 4779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4.5%(220억원) 감소했다.

녹록지 않은 호텔 업황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당초 사업을 계획했던 2011년은 호텔사업에 대한 전망이 밝았지만, 현재는 외국인 관광객 수요 감소와 함께 호텔 공급과잉으로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삼성그룹 계열사인 호텔신라의 실적 부진도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호텔신라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7.3% 늘어난 8889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42.6% 줄어든 193억원, 순이익은 19% 감소한 126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서도 영업익은 금융투자업계 예상치를 30%가량이나 하회한 수준이다.

이같은 관측에 대해 삼성화재 측은 "호텔 건립 세부사항을 내부적으로 논의 중인 상태"라며 말을 아끼고 있다.

한편, 삼성화재로서는 지난 4년 간 방치된 부지의 호텔 건립을 포기하더라도 별다른 패널티(불이익)는 부과되지 않는다. 구청 건축과 관계자는 "소유주(삼성화재)의 호텔 건립 의지가 없다면 '일단 정지' 상태로 남게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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