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들, 중동 건설시장서 잇단 '잡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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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달 초 이란 테헤란에서 박영식 대우건설 사장(오른쪽)과 에티마디 테헤란 쇼말 고속도로 사장이 15억 달러 규모의 테헤란 쇼말 고속도로 3공구 사업에 대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사진=대우건설)

삼성물산 프로젝트 계약해지…MOU체결도 지지부진

[서울파이낸스 나민수기자] 국내 건설사들의 수주 텃밭이던 중동시장에서 잇따라 잡음이 발생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카타르철도공사(QRC. Qatar Railway Company)가 발주한 카타르 도하 메트로 프로젝트와 관련해 지난 4일 발주처로부터 계약 해지 공문을 받았다.

해지 금액은 25억5000만리얄(한화 약 8190억원)이다. 삼성물산은 지난 2013년 6월 카타르 철도공사가 발주한 도하 메트로 프로젝트 중 12개의 중앙역사 패키지 건설공사를 수주했으며 현재 공정률은 35%다.

삼성물산은 당시 스페인 대형건설사 OHL, 카타르 빌딩컴퍼니(QBC)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14억달러 규모의 이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삼성물산의 지분은 50%로 7억달러 규모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공사 진행 과정에서 발주처가 계약 범위를 벗어난 업무 지시를 함에 따라 분쟁이 발생했다"며 "계약상 규정된 분쟁 해결절차가 진행되던 중 발주처가 계약 해지 공문을 발송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까지 계약에 따라 성실하게 공사를 진행해왔다"며 "향후 계약 및 법률에 따라 분쟁해결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와관련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 1분기 실적에 카타르 메트로 공사 등 해외 프로젝트에서 발생 가능한 손실 등을 선반영해 4150억원 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현대건설의 경우 현대로템과 공동으로 이란 교통인프라개발공사(CDTIC)와 맺을 예정이던 17억달러 규모의 '차바하르~자헤단 철도 공사'와 6억달러 규모의 '미아네흐~타브리즈 철도 공사'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지 못했다. 두 사업은 이달 초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순방 때 MOU를 맺는 사업으로 소개된 바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발주처인 이란교통인프라공사와 MOU를 체결하기 직전에 일부 세부 내용에 대한 이견이 생겨 대통령 순방 기간 내에 MOU를 맺지 못했다"며 "이란 발주처가 공사를 추진하려는 의지가 강한 만큼 조만간 재협의를 거쳐 MOU를 맺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박 대통령의 이란 순방을 계기로 체결된 계약들이 실제 본계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것은 66개 양해각서(MOU) 중 가계약 2건에 불과하다. 나머지 프로젝트가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이명박 정부 때도 자원외교 등으로 96건의 MOU를 맺었다고 홍보했지만 이후 본계약으로 이어진 것은 16건에 불과했다.

벌써부터 일부 이런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란의 한 언론은 8일(현지시간) 이란 건설 분야 공기업(CDTIC)의 알리 누르자드 최고경영자의 말을 인용해 "대우건설이 이달 초 MOU를 체결한 10억 달러 규모의 '테헤란 쇼말 고속도로' 공사와 관련해 넉 달 안에 MOU 내용을 이행하지 못하면 계약이 해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이란 등 중동시장에서 수주 낭보가 들려오는 것은 좋은 일이긴 하지만 저가 수주 등 넘어야 할 난관이 적지 않은 것도 사실"이라며 "제2의 중동붐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발주처와 생길지 모르는 리스크 방지책 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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