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제조·금융업 쇠퇴… 87% 시총 500대기업 탈락
韓, 제조·금융업 쇠퇴… 87% 시총 500대기업 탈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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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시총 500대 기업 변화. (표=CEO스코어)

[서울파이낸스 황준익기자] 지난 15년간 미국 시가총액 500대 기업은 3곳 중 1곳이 바뀐 반면 국내 시총 500대 기업은 4곳 중 1곳만 달라졌다. 미국에 비해 주요 산업의 역동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특히 국내 시총 500대에 포함된 IT전기전자 기업수가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다. IT전기전자, 석유화학, 철강 등 주력 수출업종에서 시총 500대 기업수가 급감한 반면 생활용품, 서비스, 유통 등 내수업종의 기업수가 크게 늘어났다.

10일 딜로이트와 CEO스코어가 2000년~2015년 미국과 한국의 시가총액 500대 기업의 변화를 공동 분석한 결과 미국은 15년간 153개(31%) 기업이 시총 500대 기업에 새로 이름을 올렸다.

한국은 122개(24.4%)가 신규 진입하는데 그쳤다. 미국 시총 500대 기업 중 3분의 1이 바뀌는 동안 한국은 4분의 1만 교체된 셈이다.

미국은 15년간 서비스, 석유화학, 제약 및 의료서비스, IT전기전자, 생활용품 등의 업종에서 신규 기업수가 크게 늘어난 반면 지주사, 조선·기계·설비, 에너지 업종에서 탈락이 많았다.

탈락기업 비중이 가장 높은 업종은 지주사로 2000년 27개사가 시총 500에 이름을 올렸지만 지난해 17개사(63.0%)가 떨어져나갔다. 이어 조선·기계·설비 업종의  500대 기업 탈락률이 53.8%, 에너지 44.7%로 많았다.

국내에서는 IT전기전자, 철강 등 수출 중심의 전통 제조업과 금융에서 500대 기업수가 크게 감소했다. 서비스, 제약, 유통 등 내수관련 업종들은 약진했다.

시총 500대에 가장 많은 기업이 포진한 업종은 미국과 동일하게 서비스로 61개사에 달했다. 2000년 39개에서 15년간 22개가 증가했다.

이중 29개 기업(47.5%)이 15년간 시총 500대 기업 자리를 지켰고 32개사(52.5%)가 새롭게 등장했다. 다음카카오 등 새로운 IT서비스기업들이 대거 등장했기 때문이다.

500대기업 탈락률이 가장 높은 업종은 15년간 96.8%가 탈락한 여신금융업이었다. 여신금융업은 2000년대 초반 창업투자사와 종금사 등이 대거 몰락하면서 시총 500대 기업수가 급감했다.

합병과 금융지주사 설립 등의 변화를 겪은 은행, IT전기전자, 석유화학 철강, 증권 등도 기업수가 크게 줄었다.

한국 대표 업종으로 인식되는 IT전기전자는 시총 500대 기업에 포함된 기업 중 86.6%가 탈락하며 급격한 쇠퇴를 보였다. 지난 2000년 시총 500위에 112개 기업이 포진했으나 지난해 44개로 크게 줄며 산업생태계가 흔들리고 있다.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등 부품 소재 관련 업체들이 급격히 쇠락하면서다. 44개 기업 중 2000년 이후 계속 시총 500위권을 유지한 기업도 21개(47.4%)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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