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부지의 역설?…한국전력-현대차 '엇갈린 주가행보'
한전부지의 역설?…한국전력-현대차 '엇갈린 주가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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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서울파이낸스DB

한전, 현대차 따돌리고 시총 2위 굳히기
저성장·저유가 등으로 경기방어주 '강세'

[서울파이낸스 김소윤기자] 한국전력이 올 들어 주식시장에서 4개월 가까이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뒤를 이어 시가총액 2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반면 지난해 삼성동 옛 한전 부지를 10조원대에 사들이며 고가매입 논란에 휩싸였던 현대차는 공교롭게도 2위 자리를 한전에 내주며 체면을 구겼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전은 올해 1월4일 현대차를 따돌리면서 차지한 시가총액 2위 자리를 이달 26일까지 유지했다. 한전이 올 들어 '넘버2' 자리로 올라설 때의 시가총액은 32조1000억원으로 3위인 현대차(31조7000억원)와의 격차가 4000억원 수준이었다.

그러나 시총 격차는 한전이 올 들어 주가가 상승 흐름을 타면서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달 26일 현재 한전 시총은 39조4000억원으로 3위인 현대차(33조8000억)보다 5조6000억원이나 많은 상황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5월 SK하이닉스에 시총 2위 자리를 내주고 6월에는 한전에도 밀리며 4위로 잠시 떨어졌지만 7월에 다시 2위를 되찾았다. 이어 8월에는 현대차, 한전, SK하이닉스가 엎치락뒤치락 하다가 9월부터 12월까지는 현대차가 다시 2위를 차지했다.

당분간 현대차가 시총 2위 자리를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경기 방어주인 한전이 경기 민감주인 현대차보다 유리한 환경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당장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1조3424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15.5% 줄면서 5년 만의 최저치로 떨어진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그러나 한전의 1분기 실적은 원가 안정화 등으로 컨센서스(시장 기대치)보다 좋게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강동진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전의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5조3000억원과 3조6000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1.4%, 59% 늘고, 특히 영업이익은 컨센서스를 5.8% 상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전망에 힘입어 한전 주가는 전날 3.19% 오른 6만1400원에 마감됐다. 종가 기준 사상 최고가다. 장중 한때 6만2000원까지 올랐다. 역시 장중 최고가 기록이다.

한편, 증권가에선 이날 현대차에 대해서도 오는 2분기에는 계절적 성수기인데다, 신차 효과 등이 예정돼 있어 턴어라운드가 예상될 것이라며 우호적인 시각을 내놨다. 실제 현대차는 전일 최악의 1분기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주가가 우상향 흐름을 보이기도 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계절적 성수기이자 신차, SUV 위주 믹스로 변화가 예정돼 있고 어느 정도 재고 감소가 이뤄진 상태라 2분기는 생산, 판매량이 크게 개선될 수 밖에 없다"며 "특히 2분기엔 미국 알라바마에서 쏘나타 라인에서의 싼타페 혼류생산 시작, 아반떼 MD 재고소진과 AD 본격적인 판매가 예정돼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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