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나선 해태제과, 옛 해태와 '선긋기'…무슨 사정?
IPO 나선 해태제과, 옛 해태와 '선긋기'…무슨 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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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정훈 해태제과식품 대표이사.(사진=해태제과)

'허니버터칩' 업고 영업이익 전년比 2배 껑충
공모자금 7백억 회사채 상환…재무구조 개선

[서울파이낸스 차민영기자] #. 회사의 역사 및 연혁은 구(舊)해태제과(주)의 제과사업부문과 '해태' 상표권을 영업양수도해 신규 설립된 해태제과식품(주)가 과거 '해태'의 전통과 노하우를 계승하고 있음을 의미할 뿐 舊해태제과(주)와는 법적으로 관련 없다는 점을 양지하시기 바랍니다.

해태제과식품이 코스피시장 입성에 앞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배포된 IR 자료집 서문의 일부다. IR 자료집 서문에는 자료집 내 용어 등에 대한 간단한 설명이 담기는 것이 일반적이나, 이례적으로 회사 측의 '주의사항'이 담겨 눈길을 끌었다. 증시 상장이라는 '빅이벤트'를 앞둔 해태제과식품이 舊해태제과와의 관계 속에서 느끼는 스트레스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허니버터칩 광풍 업고 도약…"공모자금으로 재무구조 개선"

해태제과식품은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를 갖고 내달 코스피시장에 상장한다고 밝혔다.

지난 2014년 말 국내에 불어온 '허니버터칩 신드롬'에 힘입어 뚜렷한 실적 개선을 시현한 바, 올해를 상장 적기로 판단했다. 실제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469억원으로 전년(246억원)보다 2배 가까이 증가했고, 당기순익도 169억원으로 전년(43억원)으로 4배 가량 급증했다. 주당순이익(EPS)은 종전 229원에서 881원으로 훌쩍 뛰었다.

회사는 이번 공모를 통해 조달한 자금 717억원을 곧 만기가 도래하는 7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상환에 사용할 방침이다. 현재 키움증권과 산업은행이 각 600억원, 100억원 어치를 들고 있다.

자기자본 대비 부채총액을 의미하는 부채비율도 200% 미만까지 낮추고자 한다. 실제 2015년도 연결재무재표에 따르면 당사의 부채비율은 323.04%이다. 사측은 공모를 통해 차입금을 상환할 경우 부채비율이 상단 기준 182.5%까지 내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정훈 해태제과식품 대표이사는 "공모를 통해 300%에 달했던 부채비율도 낮추고 재무구조도 개선하고자 한다"며 "대략 추산해도 연간 이자비용이 30억원 가량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공모하는 주식수는 총 583만주로, 이 중 신주는 370만4840주다. 공모 희망가는 1만2300~1만5100원이다. 공모 예정금액은 717억~880억원이다. 21~22일 이틀간 기관 대상 수요예측을 거쳐, 27~28일 일반인을 대상으로 청약을 진행한다. 내달 중 상장할 계획이며, 대표 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이다.

◇역사속으로 사라진 舊해태제과…2004년 시작된 법적 공방

다만, 해태제과식품과 하이콘테크(舊해태제과) 소액주주간 법적 공방은 여전히 불편한 이슈로 남아있다. 소액주주들이 해태제과식품 지분 소유권을 계속해서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지난 2001년 해태제과식품의 전신인 해태식품제조가 해태그룹의 채권단으로부터 해태식품제조와 해태제과 제과사업부문, '해태' 브랜드 등을 인수한 것에서 비롯됐다. 해태식품제조는 지난 2001년 외국계 사모펀드로 구성된 UBS 캐피탈 컨소시엄이 출자해 만든 회사다.

당시 해태식품제조는 부도를 맞은 해태그룹의 채권단으로부터 해태식품제조와 해태제과 제과사업부문, '해태' 브랜드 등을 인수했다. 이후 해태식품제조는 해태제과식품으로 사명을 바꾼 후 경영 회복에 나섰고, 지난 2005년에는 현재 모회사인 크라운제과에 피인수되며 새출발에 나섰다. 신정훈 대표이사와의 인연도 이 때 맺어졌다.

소액주주들은 주력사업부의 매각으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며 해태제과식품 지분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는 입장이다. 실제 지금껏 해태제과식품에 제기된 소송은 지난 2004년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시작으로 총 5건에 달한다. 다만 모두 원고(소액주주) 패소로 마무리되거나 항소 자체가 기각됐다. 최근에는 소액주주 20명이 지난 11일 대전지방법원에 신주발행유지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이와 관련 사측은 패소 가능성이 낮다며 투자자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진땀을 빼고 있다. 사측은 투자설명서에서 "당사는 과거 하이콘테크의 주주가 현재 당사의 주주임을 확인하는 주주지위확인의 소 및 구 해태제과의 우량사업부문인 제과사업부분을 제 3자에게 저가에 양도해 과거 하이콘테크(구)해태제과)의 주주에게 손해를 입히게 한 점을 들어 수차례 소송이 제기된 사실이 있으며, 동 소는 모두 당사가 승소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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