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내기도 버겁다"…건설사 허리띠 졸라맨다
"이자내기도 버겁다"…건설사 허리띠 졸라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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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플랜트와 비플랜트의 매출총이익률.(자료=한국신용평가)

[서울파이낸스 나민수기자] 지난해 건설사들이 주택호황에도 불구하고 경기침체와 해외부진 등의 여파로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일부 건설사들은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할 상태에까지 빠져 있다.

12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시공능력평가순위 상위 30대 건설사 중 사업보고서를 따로 내지 않았거나 건설업 실적 분리가 어려운 4곳(△부영주택 △호반건설 △제일모직 △한진중공업)을 제외한 26개 건설사 중 11개 건설사(42.3%)가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갚을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지표로 1보다 작다는 건 한해 동안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조차 갚지 못한다는 의미다.

보통 이자보상배율이 1.5 이상이면 빚을 갚을 능력이 충분한 것으로, 1 미만이면 잠재적인 부실기업으로 본다.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기업을 좀비 기업(한계기업)으로 간주한다.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곳은 ▲삼성물산 ▲한화건설 ▲두산건설 ▲SK건설 ▲한라 ▲쌍용건설 ▲태영건설 ▲삼성엔지니어링 ▲KCC건설 ▲동부건설 ▲경남기업 등이다.

이처럼 대형 건설업체들까지 건설사들의 수익성이 악화된 것은 수익에 큰 부분을 차지하던 해외건설 시장에서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즉, 국내 주택시장의 수익으로 해외 적자를 메우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신용등급 하락으로 인한 금융비용 부담도 커졌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해 포스코건설 등 주요건설사들의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했다. 이들 건설사들은 현재 차환이나 운영자금 등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며 회사채 상환에 보유 현금이나 은행 대출로 빚을 갚고 있다.

SK건설은 지난 2월 3년물 회사채 1000억원을 차환하지 않고 현금 상환했으며, 대우건설도 만기가 도래한 2500억원의 회사채를 현금으로 갚았다. GS건설은 만기도래한 회사채 3200억원을 현금으로 갚았으며 롯데건설은 2000억원의 회사채를 자체 현금과 은행대출로 상환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들은 그나마 은행 대출 등으로 자금 조달에 나설 수 있지만 신용등급이 낮은 중소업체들은 은행대출도 어려워 '돈맥경화'에 빠질 수 있다"며 "현재 국내외 건설 경기가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보유 현금이나 은행 대출로 회사채 상환에 나서면 자칫 재무건전성 악화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건설사들은 인원감축 등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삼성물산 △현대건설 △포스코건설 △GS건설 △대림산업 △SK건설 등 6개 건설사는 총 1656명의 인원을 감축했다.

올해도 국내외에서 미분양 물량 증가, 저유가 등 부동산 경기에 대한 부정적 요인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구조조정 한파는 계속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저유가로 수주 위축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만기가 도래한 회사채가 올해 대거 몰려 있어 건설업계 입장에서는 추가 인력 감축 등 허리띠를 졸라 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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