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유저 맞춤 서비스…게임이 '똑똑'해 진다
AI로 유저 맞춤 서비스…게임이 '똑똑'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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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이호정기자] 이세돌 9단과 바둑 대결로 유명해진 구글의 알파고는 개발자들이 입력한 16만개 기보로 자신과 하루에 128만 대국을 치르며 스스로 게임을 학습했다. 이를 토대로 승리 확률이 가장 높은 곳에 돌을 두는 알파고의 인공지능 형태가 '딥러닝'이다.

이러한 딥러닝 기술의 진보로 게임 산업은 또 한번의 진화를 맞이하고 있다. 게임산업 내 딥러닝 기술을 통해 이용자 경험을 관리하고 통제해 이용자 맞춤형 게임을 제공할 전망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게임 업계 빅3라고 불리는 '엔씨소프트', '넥슨', '넷마블게임즈' 등은 학습기능이 내제된 게임시스템을 적용해 유저 성향과 레벨에 맞는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2012년부터 사내 인공지능 기술 개발을 위한 'AI 센터'를 설립해 인공지능 연구에 뛰어들었다. 그 결과물로 NPC(Non-Player Character)가 유저의 수준에 맞게 대응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개발했다.

▲ 엔씨소프트는 '블드앤소울'에 '무한의 탑' 콘텐츠를 업데이트하면서 인공지능 기능을 적용했다. (사진=엔씨소프트)

지난 1월 '블레이드앤소울'에 '무한의 탑' 콘텐츠를 업데이트하면서 인공지능 기능을 적용했다.

PvP(이용자간 대전)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상황에 따라 대응 방법을 생각하고 반응하는 AI 기술이다.

기존 NPC는 특정 구간마다 정해진 패턴으로만 대결을 펼치는 반면 무한의 탑 AI NPC는 이용자와 동일한 무공을 사용하면서 전투 상황에 맞게 대처하고 반응하는 것이 특징이다.

주어진 시간보다 빠르게 NPC를 제압하면 한번에 더 높은 층으로 이동할 수도 있다. 이용자의 실력과 난이도가 측정돼 다음 층의 높이와 NPC 등 환경이 정해진다. 따라서 이용자는 마치 플레이어와 전투를 하는 느낌을 받아 박진감 넘치는 전투의 긴장감과 재미를 느낄 수 있게 된다.

넥슨은 올해 출시 예정인 '야생의 땅:듀랑고'에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했다. 이 게임에는 개발자가 입력하지 않아도 컴퓨터가 자동으로 배경을 생성하는 딥러닝 알고리즘이 활용되고 있다.

야생의 땅:듀랑고에는 배경장소인 수많은 섬이 등장하는데 그 섬들은 개발자가 일일이 손으로 만든 섬이 아니라 딥러닝 알고리즘 기반 새롭게 생성된 무한 개에 가까운 섬이다. 이를 통해 정해진 공략이 나올 수 없고 플레이어는 계속해서 변화하는 세계를 즐길 수 있다.

이은석 넥슨 디렉터는 "야생의 땅:듀랑고는 개척이라는 테마를 중시하고 있는데 절차적 콘텐츠 생성에 의해 끝없이 탐험이 가능하다는 면에서 유저들이 많은 호응을 보내주고 있다"며 "이러한 시스템은 게임의 수명을 연장시키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 야생의 땅:듀랑고 스크린샷. 듀랑고에서는 섬에 건설돼 있는 항구를 이용해 다른 미지의 섬으로 탐험을 떠나 다양한 개척활동을 펼칠 수 있다. 섬은 딥러닝 알고리즘 기반으로 새롭게 생성된다. (사진=넥슨)

◆'딥러닝' 기술 통해 고객맞춤형 게임 개발

넷마블게임즈는 지난 2월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이사회 의장이 제2회 NTP(Netmarble Together with Press) 행사에서 올해 넷마블 미션 중 하나로 '콜럼버스 프로젝트'를 꼽았다.

콜럼버스 프로젝트의 핵심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이다. 넷마블은 모바일 게임을 운영하면서 쌓아온 이용자의 게임 이용 행태, 결제 습관 등을 분석한 것을 바탕으로 1인 이용자의 개인 게임 가이드를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예를 들어 유저가 특정 위치에서 반복해 실패할 경우 원인 분석 후 해결 방법을 제시한다. 이에 유저는 재미를 극대화할 수 있으며 게임 회사는 해결 방법으로 유료 아이템 제시를 통해 수익성 제고를 꾀할 수 있다.

앞으로 인공지능 기술은 단순히 NPC의 성능을 개선하고 환경을 생성하는 역할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많은 유저들의 빅데이터로 아이템 구매 패턴과 소비패턴 등을 분석해 효율적인 콘텐츠 생산과 이벤트 운영에도 적용될 수 있다. 기존 게임 데이터의 분석과 학습을 바탕으로 새로운 게임의 유저 충성도와 라이프 사이클 연장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게임산업은 향후 VR(가상현실)과 AI의 접목을 통해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중심이 될 공산이 크다"며 "인공지능의 발전은 게임산업 성장 속도에 동력이 될 전망으로 현재 게임 업체가 인공지능 연구와 투자에 열을 올릴 수 밖에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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