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드] 공작기계 제조사 스맥, '무이자 CB'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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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3%대 오름세…"금리보다 주가매력·계약조건 중요"

[서울파이낸스 차민영기자] 최근 공작기계 업황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스맥이 수백억원에 달하는 무이자 전환사채(CB) 발행에 성공해 눈길을 끌었다. 기관투자자 다수가 채권 이자수익을 포기하고서라도 투자에 나선 만큼 뒷 배경에 시장 관심도 덩달아 높아졌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스맥은 지난 29일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200억원 규모의 사모형 전환사채를 발행키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전환사채 만기는 5년으로 오는 2021년 3월30일이다.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은 각 0%며, 전환가액은 4088원이다.

KTB증권이 주관한 이번 전환사채 발행에는 금융투자회사 여러 곳이 참여했다. KTB자산운용이 가장 많은 40억원을 투자했고, 시너지파트너스(23억원), 골든브릿지자산운용(17억원), 아주저축은행(30억원), NH투자증권(10억원), 신한금융투자(10억원) 등도 투자 행렬에 동참했다.

단연 특이점은 이번 전환사채의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이 모두 0%라는 점. 전환사채 투자의 주요 목적인 주식 반등에 따른 차익과 채권 이자수익 중 후자를 포기한 경우기 때문이다.

때문에 무이자 전환사채 발행 소식은 주가 호재로 꼽히는 경우가 다반사다. 실제 이번 스맥은 지난 30일부터 2거래일 간 코스닥시장에서 3.4% 가량 상승했다. 이는 시장수익률인 코스닥지수 상승률을 3.1%p 상회한 수준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무이자 전환사채를 발행했을 경우 향후 주식전환에 따른 차익실현을 목적으로 둔 것으로 풀이된다"며 "성장성에 베팅해 주가의 내재가치를 높게 산 경우로 인식돼 주가를 끌어올리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스맥 측은 투자자들이 회사의 안정성과 향후 성장 가능성을 높이 샀다는 설명이다. 최근 선진국 위주로 경기회복 기조가 나타나면서 국내외 공작기계 수주도 활발해지고 있다는 점을 인정받았다는 것.

최영섭 스맥 대표는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 0%는 최근 발행된 전환사채 중 가장 우수한 조건으로, 주요 기관투자자도 여럿 참여했다"며 "현재 스맥의 안정성과 향후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았다는 뜻"이라고 자평했다.

다만, 시장 관심을 불러모은 '0% 금리'가 실제 계약 과정에서 지니는 의미는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매력과 재무건전성 등 펀더멘털(기초여건) 요인이 최우선적으로 고려됐다는 것이다. 리파이낸싱 기간과 풋옵션(정해진 가격으로 매도할 수 있는 권리), 콜옵션(정해진 가격으로 매수할 수 있는 권리) 등 발행사와 인수자 간 계약조건도 맞아떨어졌기에 가능했다.

홍창표 골든브릿지운용 이사는 "무이자 등 '0%' 이자율은 투자 결정에 있어 핵심적 동인은 아니었다"라며 "이보다 주가가 많이 싸졌다는 판단과 함께 풋옵션, 콜옵션 행사 조건 등 구체적인 계약 내용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시장 변동에 따른 손실 가능성을 줄일 수 있는 계약 조건이 포함된 것이 투자 매력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이어 "실제 투자에 있어서는 1~2% 이자율을 얻는 것이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라며 "시장 변동성이 높은 만큼 이에 얼마나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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