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저축은행 ISA 편입 '속 빈 강정' 될까?
[기자수첩] 저축은행 ISA 편입 '속 빈 강정'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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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박윤호기자] 지난 14일 예금과 펀드, 파생결합증권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하나의 계좌에 담을 수 있는 이른바 '만능통장' 개인종합관리계좌(ISA)가 금융권에 선보였다.

이에 한 시중은행은 고객 유치를 위해 저축은행중앙회와 손잡고 저축은행 25곳의 예·적금을 ISA 계좌에 포함하기로 했다. 시중은행의 예·적금 금리가 1%대로 주저앉으면서 상대적으로 금리 강점이 있는 저축은행 상품으로 고객을 유치하려는 의도다.

저축은행 업계 역시 전국적인 영업망을 가진 시중은행을 통해 영업활동에 나선다면 홍보 효과는 물론 이미지 개선, 향후 중금리 대출 연계 영업 등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 반겼다.

하지만 ISA가 출범한 지 단 며칠이 지나지 않은 현재 저축은행 업계는 엇갈린 시선으로 현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전산 과부하 등의 문제로 25곳의 제휴 저축은행 중 5곳만 ISA에 편입돼 있으며, 그 5곳도 현재는 예금 상품만 가입 가능하다. 전산 문제가 해결되면 순차적으로 ISA에 편입될 예정이지만, ISA 가입에 대한 반응이 누그러든 상황에 큰 효과는 없어 보인다.

상품 취급도 제한적이다. 저축은행의 수신 상품은 현재 은행보다 금리는 다소 높지만, 고금리는 아니다. 이 때문에 의무유지 기간이 5년인 ISA에 은행보다 살짝 높은 금리로는 소비자가 실질적인 혜택을 보기엔 무리가 따른다는 판단이다.

저축은행 ISA 편입이 향후 중금리 대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도 가능성에 지나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예·적금 가입 고객은 상대적으로 돈이 있는 고객이다"며 "이로 인한 대출 연계 영업에 효과는 미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저축은행 ISA 편입이 시행 초기인 만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미 해외에서 성공을 거둔 상품으로, 약점을 보완한다면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판단이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저축은행의 ISA 편입이 '속 빈 강정'이 되지 않게 업계가 머리를 맞닿고 논의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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