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윤호기자] 조선업계가 집중된 경남 거제와 통영, 고성 지역에서 지난 4년간 카드 소비증가율이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업계가 불황을 겪으면서 이 여파가 지역 경제에까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카드는 거제·통영·고성 세 곳과 이들을 제외한 기타 지역의 카드사용량 증가율을 비교한 자료를 보면 이들 세 지역은 지난 4년간 타 지역보다 카드 소비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23일 밝혔다.
이들 세 지역은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STX조선, 성동조선, SPP조선, 신아SB(구 SLS조선) 등이 자리 잡고 있다. 통영에는 성동조선·SPP조선·신아SB가 조선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고성에는 STX조선의 자회사인 고성조선과 SPP조선의 조선소가 있다.
통영의 개인 카드소비 증가율과 나머지 지역의 증가율 격차는 지난 2012년 -0.60%p, 2013년 -4.24%p, 2014년 -1.06%p, 2015년 -2.95%p로 나타났다. 고성 지역도 지난 2012년 -7.70%p, 2013년 -9.84%p, 2014년 -1.22%p, 2015년 -4.01%p 등 다른 지역보다 소비 증가율이 낮았다.
이 기간에 두 지역에 있는 중소형 조선소들은 끊임없이 위기를 겪었다. 성동조선과 SPP조선은 2010년부터 채권단의 공동관리에 들어가 지금까지 구조조정 작업이 진행 중이다.
고성 지역의 카드 소비가 급감한 2013년에는 그해 5월 STX조선이 유동성 위기로 채권단 자율협약에 들어간 바 있다. 지난해에는 신아SB가 창원지법에 파산을 신청해 청산 절차에 돌입했다.
대형조선사가 위치한 거제 지역은 통영·고성처럼 꾸준히 소비가 내리막을 타지는 않았다. 거제는 지난 2012년과 2015년 두 차례에 걸쳐 카드 소비가 급격하게 둔화된 사실이 확인됐다.
법인카드 사용액을 보면 지난 2012년 거제 지역의 증가율은 14.6%로 기타 지역(34.0%)보다 19.41%p 낮았다.
또한, 지난해 증가율은 0.6%에 그쳐 기타 지역(26.5%)보다 무려 25.9%p 감소했다. 거제 지역의 지난해 개인 신용카드 사용액 증가율은 5.47%로 기타 지역(6.80%)보다 1.34%p 뒤졌다.
2012년은 조선 수주잔량이 10년 만에 최저를 기록하는 등 세계 조선시장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된 시기다. 당시 대우조선은 영업이익이 55.4% 감소하고 당기순이익이 81.6% 줄어드는 충격을 받았다. 삼성중공업 역시도 2012년 당기순이익이 6.4% 감소하는 등 불황을 겪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