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빅4 , 포스코·세아 '울고' 현대·동국 '웃고'
철강 빅4 , 포스코·세아 '울고' 현대·동국 '웃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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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철강4사 2015년 경영실적

[서울파이낸스 황준익기자] 국내 철강 빅4의 지난해 실적이 공개되며 희비가 엇갈렸다. 포스코와 세아그룹은 자회사 부진으로 영업이익이 대폭 줄어든 반면, 동국제강은 전년 대비 흑자 전환하는 등 3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현대제철도 영업이익률이 10%를 넘을 만큼 수익성이 개선됐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세아그룹 등 국내 철강 빅4의 지난해 총 영업이익(연결 기준)은 약 4조4056억원으로 2014년(5조715억원) 대비 약 13% 감소했다.

철강업계 맏형 격인 포스코는 지난해 연결기준 96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 창사 이후 첫 적자를 기록했다. 포스코마저 적자를 내면서 철강업계의 어려움이 단적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영업이익도 2조41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5% 줄었다.

국내외 시황부진에 따른 자회사 실적 부진이 손실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포스코의 실적악화를 대외 여건 탓으로만 돌리기에는 포스코 국내외 철강법인들의 부실이 심상치 않다. 잇따른 해외 투자와 확장이 포스코 철강 신화를 흔드는 형국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포스코의 계열사는 국내 43개, 해외 178개에 달한다. 계열사 대부분은 적자다. 정리 대상 계열사들이 대부분 손실을 보고 있는 상황에서 업황마저 좋지 않아 앞으로의 구조조정은 순탄치 않아 보인다.

세아그룹 역시 계열사인 세아베스틸을 제외하고는 실적 부진을 면치 못했다. 특히 세아제강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반토막이 났고, 세아특수강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감소했다.

반면, 현대제철은 영업이익이 소폭 줄긴 했지만 비교적 선방한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별도 기준으로는 영업이익이 1.9% 증가했고 영업이익률도 10.1%를 기록해 성장세를 보였다. 현대·기아차라는 안정적인 '캡티브마켓'과 건설경기 회복에 따른 봉형강 제품 수익성 개선이 이같은 실적을 이끌어낸 것이다.

동국제강의 경우 지난해 철강업계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실적을 내놨다. 별도 기준으로 3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고 연결 기준으로는 흑자 전환한 것. 당기순이익 역시 흑자 전환했다.

동국제강의 호실적은 선택과 집중에서 나왔다. 지난해 계열사 유니온스틸을 흡수 합병하며 제품 포트폴리오를 기존 열연 제품에서 냉연 제품까지 확대했다. 또 서울 을지로 본사 사옥 페럼타워를 매각하고 포항 2후판 공장을 정리해 후판을 당진공장으로 집약하는 등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 사진=현대제철

올해 역시 세계 경제 침체와 공급과잉 현상은 해소되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철강업이 경기에 민감한 데다 공급과잉, 수요 감소 등 글로벌 철강업을 둘러싼 환경이 좋지 않으면서다. 중국산 철강 등 수입재 부담도 여전하다.

산업은행은 '2016년 산업전망'에서 올해 철강 산업이 1% 이내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며 국내 철강업계가 수출 확대를 지속 추진하겠지만 중국의 과잉생산물량 수출 확대, 철강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으로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어 "철강 산업이 내년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심화되는 수출경쟁에 대응하는 동시에 중국산 수입에 따른 국내시장 잠식에 대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철강 빅4는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수익성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는 올해 월드프리미엄(WP) 제품 판매량을 전체 판매량의 48.5%까지 늘리고 WP 강종수도 2000건 이상 양산을 추진함으로써 수익성을 제고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35개사를 추가로 정리하는 등 구조조정에도 적극 나선다.

현대제철은 올해 초부터 특수강 사업 진출 등 사업을 대폭 확대할 예정이다. 특히 최근 완공된 당진 특수강 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고품질 자동차·산업용 특수강의 안정적 수급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고부가강 중심의 판매와 차세대 자동차 소재 연구개발 강화로 수익성과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전 부문에 걸친 원가절감 극대화와 통합시너지 역량 집중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국제강 역시 올해 브라질 CSP 제철소 투자를 마무리해 후판 사업의 경쟁력을 높일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포항제강소에 신개념 철근인 코일철근 투자, 부산공장의 프리미엄 컬러강판 생산 라인 증설 등 미래의 핵심 역량 확보를 위한 투자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철강업계는 최근 몇 년간 세계적 불황에 시달리고 있지만 자동차 강판시장은 수요가 꺾이지 않고 늘어나는 추세다"며 "중국산 저가 철강재가 시장에 쏟아지는 와중에도 자동차업계의 치열한 연비 경쟁에 따라 초고장력 강판 등 신강종 개발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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