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의 '말말말'
[기자수첩]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의 '말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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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공인호기자] 국내 재벌기업 2~3세들의 언행은 그들이 원하든 원치않든 대중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는다.

특히 최근 수년간 사회 전반을 뒤흔든 '갑을논란'은 노블레스 오블리주에 대한 대중의 갈증을 더욱 증폭시키는 계기가 됐다.

대기업들은 앞다퉈 하청업체들과 '상생'을 외치기 시작했고, 그간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 휩싸여온 롯데, 신세계 등 국내 유통기업들도 영세 자영업자들과의 소통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일면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이 과정에서 진정성을 의심케 하는 잡음도 곳곳에서 새어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SNS가 도마 위에 올랐다.

정 부회장은 최근 자신의 SNS에 모 식당 여종업원과 함께 찍은 사진을 게재하며 '몸도 왜소해 보이고 목도 길어보이고, 여기 서비스 최고'라는 글을 올려 외모 비하 논란에 휩싸였다.

정 부회장은 '웃자고' 올린 글이었겠지만 누리꾼들의 비난 댓글이 이어졌다. 물론 일반인이 유사한 메시지를 올렸다면 주변 지인들끼리 웃고 넘길 사소한 일상이었겠지만, 글을 올린 주체가 재벌기업 3세, 묘사 대상이 식당 종업원이었다는 점에서 대중들의 공분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이후 해당 글은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사실 정 부회장의 SNS 논란은 이번 뿐만이 아니다. 얼마전 정 부회장은 '염탐 중'이라는 메시지와 함께 킴스클럽 강남점 매장 사진을 올렸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신세계의 '사냥 본능'이 되살아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돌았다.

신세계 측은 부랴부랴 '오해'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그간 덩치경쟁에 집착해온 국내 유통공룡들의  전례를 볼 때 인수합병을 위한 사전답사 성격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 대형마트 출점이 어려워진 것도 이같은 추측에 설득력을 더한다.

상황이 이 쯤되니 업계에서는 신세계의 최대 위협요인은 'SNS 리스크'라는 얘기가 심심찮게 들린다. 최근 모 기업 회장의 불륜 스캔들과 마찬가지로 '사고치는 사람 따로, 수습하는 사람 따로'라는 웃지못할 관전평까지 나온다.

그룹 입장에서는 연초 이후 온라인 복합쇼핑몰인 'SSG(쓱)'의 대대적인 마케팅에 올인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미지 제고 효과를 반감시키기에도 충분해 보인다.

물론 정 부회장 입장에서는 일련의 SNS 논란들이 억울할 수 있다. 논란의 이면에서 국내 대표 유통기업 수장으로서 고객서비스와 기업 성장에 대한 다양한 고민을 엿볼 수 있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 부회장의 메시지가 종종 대중의 공분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점은 그만큼 재벌 오너들과 일반 대중들간 인식에 상당한 간극을 보여주는 단면이라는 점에서 의미하는 바가 적지 않다. 더불어 SNS 절필(?)까지 선언했던 6년 전 'SSM 설전'이 정 부회장에게 어떠한 메시지로 다가왔는지 다시금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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