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차민영기자] 뉴욕증시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데 따른 실망감과 애플의 실적 부진으로 인한 주가 급락이 맞물리면서 하락 마감했다.
27일(미국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22.77포인트(1.38%) 하락한 1만5944.46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0.68포인트(1.09%) 떨어진 1882.95에, 나스닥 지수는 99.50포인트(2.18%) 내린 4468.17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증시는 연준이 성명서에서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 흐름을 주시하고 있다면서도 3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아 약세 흐름을 나타냈다. 시장에선 금리 인상 속도 조절 방침이 나올 것으로 기대됐던 만큼 세계 경제에 대한 우려가 재부각된 것이다. 아울러 시가총액 대장주인 애플과 보잉의 급락세도 지수 하락에 일조했다. 우호적인 경제 지표 발표와 유가 상승도 지수 하락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연준은 이틀간 1월 FOMC 정례회의를 마친 후 기준금리를 종전 0.25~0.50%로 유지하기로 했다. 연준은 성명서에서 "세계 경제와 금융시장 상황을 유심히 모니터링하고, 이러한 요인들이 고용시장과 물가 상승률, 경제 전망 리스크 균형에 미칠 영향을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기 지표는 호조를 나타냈다. 지난해 12월 미국의 신규 주택판매는 증시 약세와 성장률 둔화 우려에도 시장 예상치를 넘는 증가세를 나타내 경기 회복의 신호로 읽혔다. 미 상무부는 12월 신규 주택판매가 10.8% 늘어난 연율 54만4000채(계절 조정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마켓워치 조사치를 3만8000채 가량 상회한 수준이다.
그간 지수의 방향을 좌우해온 국제유가도 상승했다. 미국 정부의 주간 원유재고가 미국석유협회(API)보다 적은 증가세를 보인 데다 러시아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논의 가능성이 제기된 영향이다. 실제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3월물은 전날보다 배럴당 85센트(2.7%) 오른 32.3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업종별로는 애플 주가의 급락으로 기술업종이 2% 이상 하락하며 가장 큰 낙폭을 나타냈다. 헬스케어업종과 산업업종도 1% 이상 내렸다.
주요 종목별로는 애플이 전일 장 마감 후 진행한 실적 발표에서 주력 상품인 아이폰 판매 증가세가 둔화됐다는 소식에 6% 이상 급락했다. 보잉은 시장 컨센서스(추정치 평균)를 넘는 어닝 서프라이즈에도 실적 가이던스가 시장 기대치에 못 미쳐 8% 넘게 추락했다. 반면 바이오젠은 지난해 4분기 순익과 매출이 월가 예상치를 웃돌아 5% 이상 급등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