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정점·투자 둔화…'2%대' 低성장 고착화 우려
소비 정점·투자 둔화…'2%대' 低성장 고착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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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성장률 3년來 최저…"수출부진도 지속"

▲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한국은행 전승철 경제통계국장이 '2015년 4/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속보)'를 발표한 후 기자들의 질의를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이은선기자] 지난해 우리 경제 성장률이 2.6%에 그쳤다. 글로벌 수요 둔화와 유가 급락으로 경제 성장 동력인 수출 여건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3년 만에 성장세가 재차 꺾인 것이다.

역사상 유례없는 1%대 저금리 기조와 정부의 부동산·소비 부양책으로 내수가 외끌이 성장을 주도했다. 다만, 투자 부문의 성장세가 4분기 들어 둔화된 가운데 소비도 지난해 말을 정점으로 약화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올해도 2%대 저성장 우려가 심화되는 양상이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5년 4분기 및 연간 국내총생산' 속보치에 따르면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는 전년대비 2.6% 증가했다. 이는 지난 2012년(2.3%)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이자, 한은이 추정한 2015년~2018년 잠재성장률 수준(3.0~3.2%)을 크게 밑도는 수치다.

1분기에는 0.8% 성장으로 양호한 출발을 보였으나,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충격을 입은 2분기는 0.3% 성장했다. 3분기에는 정부의 소비 진작책과 부동산 시장 호조로 1.3%를 기록했으나, 4분기는 건설투자(-6.1%)가 급감하면서 한풀 꺾인 0.6% 성장에 그쳤다.

특히 순수출의 성장기여도가 지난해 4분기까지 6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성장의 발목을 잡았다. 지난해 성장률도 내수가 3.7%를 끌어올렸지만, 순수출은 1.2%p를 깎아내렸다. 물량 기준 연간 수입이 전년대비 3% 증가한 반면, 수출은 0.4% 증가에 그쳤다. 전년(2.8%)대비해서도 크게 축소된 수치다.

내수는 부동산 시장 호조와 소비 진작책 효과 등으로 연중 3.7% 성장했다. 건설투자는 4% 성장해 전년 수준(1%)을 크게 상회했고, 민간소비와 정부소비도 각각 2.1, 3.3% 증가했다. 설비투자(5.2%)와 지식재산생산물투자(1.4%) 성장률은 다소 둔화됐다. 저유가로 원유 비축이 늘면서 재고증감이 1.1%p 기여했다. 전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와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등 소비 진작책의 효과로 민간소비가 호조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4분기에는 연간 성장세를 이끌어 온 투자 부문이 크게 위축됐다. 건설투자는 3분기 5.0%에서 4분기 -6.1%로 분기중 역성장했고, 설비투자는 1.8% 성장에서 0.9%로 둔화됐다. 전 국장은 "건설투자의 경우 주택경기 둔화된 가운데 1~3분기 호조에 따른 기저 효과 등으로 줄어든 것"이라며 "전년동기대비해서는 여전히 7% 이상의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투자도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둔화되면서 설비투자 증가폭도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소비의 경우 정부의 소비진작책에 따라 증가폭은 확대됐다. 민간소비는 분기중 1.5%, 전년대비 3.2% 증가해 호조를 나타냈다. 수출도 3분기 0.6% 감소에서 2.1% 증가로 회복됐으나, 지속성에는 의문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4분기 수출도 전년과 비교해보면 여전히 낮은 수준인 만큼 수출의 기조적인 회복세로 보기는 어렵다"며 "글로벌 무역이 위축되고 미국 성장세도 둔화되고 있어 올해 수출도 부진을 지속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정부 정책 효과로 소비를 앞당겨 집행하는 효과도 있던 만큼 4분기 대비 소비 증가세도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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