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 본격 한파…건설 M&A 시장도 '꽁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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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건설사 속속 매물로…"부채상환 등 인수부담 줄여야"

[서울파이낸스 나민수기자] 지난해 매물로 나온 중견 건설사들이 올해에도 '새 주인 찾기'에 나섰지만 성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지난해 말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정부의 대출규제 강화, 공급 과잉 우려 등 악재가 잇달아 불거지면서 연초 부동산시장이 얼어붙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는 건설사는 동부건설, 울트라건설과 극동건설, STX건설, 성우종합건설, 동아건설산업 등이다.

지난해 말 파인트리자산운용과 본계약 직전까지 갔던 동부건설은 오는 3월 인수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매각절차를 다시 밟기로 했다. 지난 7일로 기업회생절차 개시 1년째를 맞은 동부건설은 그간 회생채권 3200억원 가운데 1100억원을 상환하며 재무 부담을 줄였다. 법원에 제출한 회생계획안에 따라 올해 900억원을 추가 상환할 계획이다.

다만, 동부익스프레스 매각 여부는 여전히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동부건설은 700억원 규모의 동부익스프레스 후순위채권을 보유하고 있다.

시공능력평가 순위 57위 울트라건설은 지난해 11월 삼일회계법인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 지난 15일 예비입찰을 마감한 결과 업체 3곳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매각주간사 측은 이달 말까지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업체들을 대상으로 예비실사를 진행한 후 다음달 3일 본입찰을 마감하겠다는 계획이다. 입찰 방식은 공개경쟁입찰로 제 3자배정 유상증자 등 외부자본을 유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옛 한보그룹의 자회사 한보건설 후신인 이 회사는 지난해 3분기 기준 누적 영업손실 124억5500만원, 당기순손실 182억4300만원을 기록했으며, 부채비율은 2000%를 초과한 상태다.

지난달 매각 추진 4차례 만에 세운건설컨소시엄과 M&A를 위한 투자계약을 맺은 극동건설도 속도를 내고 있다. 극동건설은 기존회생채무(1135억원)와 컨소시엄이 제시한 인수희망 가액과의 차이로 인해 채무 조정을 받기 위해 회생절차를 신청, M&A와 회생절차를 동시에 진행 중이다. 극동건설 M&A가 성사되려면 조정 과정에서 다시 산정된 회생채무를 세운건설이 받아들여만 가능하다.

지난달 매각을 위한 본입찰을 진행했지만 입찰가 미달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지 못했던 STX건설이나 시공평가순위 65위인 동아건설산업도 상반기 중 매각 공고가 나올 예정이다. 성우종합건설은 올해 다시 매각을 추진할 전망이며 법정관리 중인 경남기업도 다음달 회생계획안이 인가를 받으면 M&A 시장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고 있는 만큼 실제 몇 건이나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해외수주 급감, 공급과잉, 공공프로젝트 감소 등 건설업황 전망은 지난해보다 악화된 상태다. 특히, 건설 경기가 좋았던 지난해에도 매각에 실패한 만큼 올해도 매각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정부의 가계부채 강화 등 내외부적 요인으로 매각 작업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지난해 새 주인 찾기에 성공했던 건설사들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부채 상환 등 인수자들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면 흥행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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