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인, "'뺑뺑이 근무'가 싫어요!"
금융인, "'뺑뺑이 근무'가 싫어요!"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재 직무 3년이상 근무자 23% 외국계 절반...전문인력 육성 말뿐

CEO 단기업적주의 영향 커

국내 금융회사 직원들의 가장 큰 불만은 '뺑뺑이 근무' 관행에 따른 전문성 부족으로 지적됐다.

금융연구원 산하 금융인력네트워크센터가 6일 은행, 증권,생보, 손보, 자산운용, 선물등 6개 금융업종(120개사)에 종사하는 금융인 12만60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력실태 조사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국내 금융회사의 경우 현재 직무에서 3년 넘게 일한 사람이 전체의 23%에 그쳤다.
일을 배울 만하면 다른 부서에 보내는 '뺑뺑이 인사'가 잦아 특정 업무의 전문성을 쌓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반면 외국계 금융회사(40개사, 4697명)에선 한 직무에서 3년 이상 근무한 사람이 45%로 국내의 두 배나 됐다.

전문인력 양성이 금융권의 '금과옥조'처럼 거론되고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가 못하다는 얘기다.
특히, 서울파이낸스가 창간 4주년을 맞아 금융회사 CEO66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한결같이 전문인력 양성을 최대 과제로 꼽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아직은 현실과는 동떨어져 있다는 뜻이된다.
과거 전산(IT)의 중요성이 거론될 때에도 마찬가지 였다.
그 중요성이 실제로 현장에 반영되기까지는 10여년 이상이 걸렸었다.

다만, 자산운용 분야는 이번 조사에서 3년 이상 근무자 비중이 절반을 넘어 예외였다. 업종 성격때문이지만, 아무튼 전문성이 중시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자산운용업은 직무가 상대적으로 다양하지 않기 때문에 장기 근무자 비중이 클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의미가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가능하다.

뺑뺑이 인사가 가장 심한 곳은 은행으로 현재 직무에 3년 넘게 근무한 사람은 16%에 불과했다. 보험과 증권도 33~36% 수준.

한편, 전문성을 쌓기 위한 기회도 적어 3주 이상의 해외연수나 3개월 이상의 사내연수.외부위탁연수를 받은 사람은 10명 중 3명에 불과했다.
 
이와관련, 행장이나 사장 임기가 3년 정도여서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인력 양성엔 관심을 기울이지 않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인력 양성의 중요성을 인식하면서도 임기때문에 단기업적주의에 매몰될 수밖에 없다는 현실적인 진단이다. 
 
남지연 기자 lamanua@seoulfn.com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