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수수료율 논란, 당국 해명에도 '일파만파'
카드 수수료율 논란, 당국 해명에도 '일파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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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가맹점 오히려 인상…보건의료단체 등 공동 대응

[서울파이낸스 박윤호기자]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을 놓고 카드업계와 이해당사자 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중소 가맹점의 수수료는 낮아진 반면 일반 가맹점의 수수료는 오른 데 따른 것이다. 금융당국도 진화에 나섰지만 보건의료단체가 공동대응에 나서는 등 논란은 증폭되는 양상이다.

◇ "수수료 인하 대상은 영세·중소 가맹점"

1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KB국민·삼성카드 등 8개 전업계 카드사는 최근 연매출 3억~10억원 이하 일반 가맹점에 수수료율을 최대 0.3%p 인상한다는 내용을 통보했다. 이로써 평균 2.2%였던 일반 가맹점 수수료율은 최대 2.5%까지 높아지게 됐다.

앞서 정부와 새누리당은 지난해 11월 당정협의를 거쳐 자금조달비용과 밴(VAN)사 리베이트 금지 등을 통해 상당폭의 수수료 인하 여건이 조성됐다며 여신금융업법상 가맹점 수수료율을 인하키로 했다.

이를 통해 올해 1월 말부터 영세·중소 가맹점은 종전 1.5%에서 0.8%로 0.7%p, 연매출 3억~10억원 이하 일반 가맹점은 평균 2.2%에서 1.9%로 0.3%p 인하하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수수료율 상한 역시 2.7%에서 2.5%로 인하 조정했다.

하지만 카드사들이 올해 수수료 재산정에 나서면서 일부 일반 가맹점들의 수수료가 소폭 인상됐다. 이에 대해 카드사 관계자는 "일반 가맹점 수수료 인상은 매년 진행하는 수수료율 재산정 과정에서 점포별 매출이 올라 일부 인상하는 사례가 나온 것"이라며 "수수료 인상을 통보받은 가맹점은 전체 약 10% 수준에 불과하다"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도 수수료 인하 방안의 주요 정책 대상이 영세·중소 가맹점이며, 그 외 일반 가맹점은 원가에 따라 수수료를 산정하므로 일부 가맹점은 약 10%가량 수수료 인상이 가능하다고 카드사의 주장에 힘을 실어줬다.

금융당국이 밝힌 수수료율 인상 원인은 △연매출 증가로 영세·중소가맹점의 범위를 벗어난 경우(전체 가맹점의 약 6%) △마케팅 비용 및 밴수수료 등 원가 상승으로 수수료율이 오른 경우(전체 가맹점의 약 4%) 등이다.

◇ 대한약사회 등 수수료 인상 철회 촉구

이같은 금융당국과 카드사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불만의 목소리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대한약사회와 대한의사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 대한간호사협회 등 5개 보건의료단체는 최근 공동성명서를 내고 약국 및 의료기관에 대한 카드 수수료 인상 계획을 즉각 철회하라고 밝혔다. 또한, 요양기관에 대한 우대 수수료율도 적용하라고 요구했다.

여기에 카드사들은 최근 PG(온라인결제대행사)사에도 종전 2.2% 수준이던 카드 수수료율을 2.5%로 인상하겠다고 통보했다. PG사는 온라인 가맹점을 대신해 결제를 대행하고 나중에 수수료를 청구하는 업체이다. 이 때문에 이들의 수수료율이 인상될 경우 평균 약 3.3%인 온라인 가맹점 수수료의 인상은 불가피하다.

이에 대해 카드사들도 수익보존 차원에서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 금융당국은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에 따라 영세·중소 가맹점은 4800억원, 일반 가맹점은 1900억원 상당의 혜택을 받는다며, 카드사들은 이로 인해 연 6700억원의 수익 감소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인력감축 등 카드사들의 자구책도 이어지고 있다. 먼저 삼성카드가 약 100여명의 인력 감축을, 이어 신한·하나카드가 176명과 29명의 직원을 각각 내보냈다. 여기에 신한·현대·KB국민·삼성카드는 수익성이 낮았던 상품의 발급을 중단하고, 부가서비스를 재조정하는 등 혜택 축소를 진행했다.

아울러 카드사들은 밴사의 수수료 역시 건수 중심에서 결제 금액 기준인 '정률제'로 전환하고 있다. 밴사는 가맹점과 카드사를 연결해 주는 부가통신사업자로, 카드사로부터 건당 120원 안팎의 수수료를 받아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수수료율 조정은 약관상 인상은 사전통지, 인하는 사후통지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며 "수수료율 인하 혜택을 받은 가맹점이 더 많음에도 불구하고 사후통보가 원칙이라 아직 체감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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