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뉴스] 권오갑 현대重 사장의 '위기 속 통합 리더십'
[CEO&뉴스] 권오갑 현대重 사장의 '위기 속 통합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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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 (사진=현대중공업)

[서울파이낸스 황준익기자] "세계 1위 명성과 영광은 잠시 내려놓아야 합니다. 노사 편 가르기도 그만두고 오직 현대중공업 정상화를 위한 의지를 갖고 다시 시작합시다. 초심으로 돌아가 미래를 향해 힘을 모은다면 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9월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의 취임사에는 현대중공업의 절박한 심정이 묻어났다. 그로부터 1년 3개월이 지난 2015년 연말, 현대중공업 노사는 6개월여 끝에 임금협상 연내 타결에 성공했다.

권 사장은 올해 그 어느 때보다 높았던 노사 간의 대립각으로 고전해 왔다. 하지만 사측이 고수했던 기본급 동결을 이끌어냈다. 이제 그에게는 내년 흑자 전환 과제가 남았다. 노사관계 개선과 함께 흑자도 이루어 낼지 주목된다.

지난 30일 권 사장과 백형록 노조위원장은 '2015년 임금협상 조인식'을 가졌다. 그는 이날 조인식에서 "노동조합과 조합원들이 회사의 어려운 상황을 이해하고 결단을 내려준데 감사하다"며 "내년에는 노사가 한마음으로 힘을 모아 위기를 극복하고 흑자 전환을 이뤄내자"고 강조했다.

권 사장은 내년 현대중공업 흑자 전환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 만큼, 이번 임협 타결이 큰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재 현대중공업그룹은 계열사 전 사장단이 급여 전액을 반납하고, 임원들도 직급에 따라 최대 50%까지 급여를 반납하는 등 긴축경영체제에 돌입했다. '2016년 흑자달성' 이라는 목표로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다.

사실 그는 '현장 경영'을 바탕으로 현대오일뱅크 사장 시절 노사관계 개선과 함께 흑자를 이끌어낸 경험이 있다. 1978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해 영국 런던사무소 외자구매부장, 서울사무소장을 거치는 등 긴 시간 현장을 누빈 경험을 살린 것.

당시 권 사장은 현장 직원들과 구내식당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일과를 시작했다. 직원들과 함께 경영진과의 대화 시간도 가졌다. 특히 "당분간 인력구조조정은 없다"고 선언한 뒤 직원들과 함께 주유소에서 일을 하기도 했다.

그 결과 현대오일뱅크 노조는 노조설립 이후 처음으로 무파업선언을 하고 임금협상을 회사에 위임했다. 권 사장은 현대중공업 사장 취임 직후에도 사장 직속의 제도개선팀을 신설한 바 있다. 제도개선팀은 직원들과 권 사장이 직접 소통할 수 있도록 만든 공간이다. 또 지난 6월 "더 이상의 구조조정은 없다"고 약속하는 등 현대오일뱅크 사장 시절의 리더십을 발휘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권 사장이 이번 임협 타결을 계기로 현대오일뱅크 경험을 살려 노사관계를 개선시킬 지 주목된다. 또 한 층 어깨가 가벼워진 그가 내년 현대중공업 흑자 전환을 이끌어 낼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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