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결산] '리콜'로 얼룩진 자동차업계…수입차 '씽씽'
[2015 결산] '리콜'로 얼룩진 자동차업계…수입차 '씽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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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사태 불구 수입차 7년째 '고공행진'

[서울파이낸스 정수지기자] 올해 자동차업계를 뒤흔든 최대 이슈는 '리콜 사태'였다. 폭스바겐의 디젤게이트 파문은 타 수입차로 번지며 매달 수 천대의 차량이 리콜되고 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수입차는 국내 시장에서 최고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타개책으로 선보인 각종 프로모션과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의 강세,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가 리콜 사태를 수면 아래로 끌어내린 형국이다.

◆ 리콜사태 속 수입차 인기↑…SUV 강세

지난 9월 불거진 폭스바겐그룹의 배출가스 조작 스캔들은 국내외에서 전무후무한 사건으로 조명되고 있다. 미국 환경보호청이 기준치의 최대 40배에 이르는 질소산화물을 배출한다는 이유로 폭스바겐그룹 차량 48만여대에 리콜 명령을 내리면서 사건은 시작됐다.

이에 대해 폭스바겐그룹은 1100만대에 배출가스 검사를 받을 때만 저감장치를 작동시키는 불법 소프트웨어를 장착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환경부도 조사를 통해 12만5000여대 리콜을 확정하고 과징금 141억원 처분을 내린 바 있다.

더불어 불거진 'BMW 차량화재' '골프채 사건' 등은 수입차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혔다. 그러나 올해 수입차는 지난달 기준 21만9534대가 팔리며 사상 처음 20만대를 넘는 판매고를 올렸다. 타개책으로 내놓은 '무이자 할부' '대대적 할인' 카드가 판매 감소 우려를 불식시켰다. 실제 폭스바겐의 티구안은 올해 가장 팔린 수입차로 꼽히기도 했다.

▲ 올해 최다 판매 기록 세운 폭스바겐의 티구안.(사진=폭스바겐코리아)

국내 완성차의 경우 '개소세 인하' 덕을 톡톡히 봤다. 정부가 내수진작을 위해 지난 8월 말부터 자동차 개소세인하(3.5%)를 단행하면서 판매량이 급증한 것.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개소세 인하 이후 지난달 말까지 국내 완성차업체의 일평균 내수판매는 16.3% 올랐다. 개소세 인하에 신차효과, 특별판촉이 판매율 상승에 힘을 보탰다.

여기에 SUV 열풍도 한몫 했다. 레저활동이 활발해지면서 SUV에 대한 관심이 많아진 데다 유지비가 저렴하고 실용성이 높아 인기를 끌고 있다. 수입차인 푸조의 '푸조 2008'을 비롯해 쌍용차 티볼리, 르노삼성 QM3 등이 효자 노릇을 하면서 국내 SUV 판매량(수입차 RV 포함)은 지난 2011년 대비 60%가량 큰 폭 증가했다.

◆'악셀 밟는' 수입차 7년 연속 성장세…국내차 '주춤'
 
내년에도 국내 시장에서 수입차와 국산차의 명암은 엇갈릴 전망이다.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와 신차 감소, 가계부채 부담 탓에 국산차 판매는 올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나, 수입차는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 제품 증가와 중소형 수요 확대에 힘입어 점유율 상승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와 관련 박홍재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장은 "내년 국내 자동차 판매는 올해보다 3.1% 줄어든 176만대에 그칠 것"이라며 "개소세 인하 종료 후유증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신차 출시 감소, 볼륨급 신차 연말 출시로 대기 수요 형성 등에 따라 내년 차 판매가 올해보다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도 '2016년 자동차산업 전망'을 통해 올해보다 4.6% 감소한 147만대로 집계하며 승용차는 4.2% 감소한 122만대, 상용차는 6.3% 줄어든 25만대 판매를 예측했다. 각 수입차 브랜드의 특별 프로모션 및 자동차 관련 정책이 수입차 시장 파이 확장에 주효하며 국산차 시장을 위협하는 탓이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국산차는 신흥시장 판매 확장에 대한 리스크가 불가피한 상황에서도 수출 부문이 판매고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내 시장파이를 유지·확대하기 위해서는 개소세 인하 종료 이후의 타개책을 찾아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박 소장은 수입차는 내년에 올해 대비 7.5% 증가한 26만1000대를 팔아 7년 연속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역시 내년 국내 수입차 판매량에 대해 올해 예상 대수 23만5000대 대비 8.5% 성장한 25만5000대로 추산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폭스바겐 사태 여파로 성장둔화가 예상되지만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 제품 증가와 중소형 수요 확대에 따라 수입차의 승용 예상 점유율은 19% 가까이 치솟을 것"이라며 "수입차 시장은 안정적인 성장기로 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올해 폭스바겐 사태, 골프채로 벤츠 차량을 부순 사건 등 온갖 악재가 많았지만 역대 최대 판매를 달성했다"면서 "내년 수입차 신차도 많아 올해 기록을 깨는 데는 문제가 없어 보인다"고 말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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