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남북대화의 창'…사망한 김양건 노동당 비서는 누구?
[초점] '남북대화의 창'…사망한 김양건 노동당 비서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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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양건 북한 노동당 비서 겸 통일전선부장이 교통사고로 지난 29일 오전 6시15분 사망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0일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온라인속보팀]지난 29일 사망한 북한 김양건 노동당 비서는 북한의 실세 '남한통'이자 남북대화를 상징하는 인물이다. 김정일에 이어 김정은  정권하에서도 대남정책을 총괄하는 실세로 역할해 왔다.

우리입장에서도 남북대화의 창구 역할을 해온 그의 갑작스런 유고는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 북한의 노동당을 대표하면서 군부의 강경노선을 견제하는 인물(대남정책에서의 상대적 온건노선)이라는 점에서 특히 그렇다.

그는 지난 8월 남북관계가 일촉즉발의 위기로 치닫는 최악의 상황에서 남북 고위 당국자 접촉(인천)에 군복차림의 황병서 총정치국장과 함께 나타났었다. 북한의 대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현하는 자리였다. 북한 대남정책에서 그의 무게감을 느끼게하는 단적인 한 장면이기도 했다.

김양건 노동당 대남 비서 겸 통일전선부장은 '대남정책의 1인자'로 알려져 있다. 또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최측근 실세다. 북한의 대남 및 외교정책 전반을 관장해오고 있으며 남한을 가장 잘 아는 북한의 몇 안되는 '남한통' 정치인라고 볼 수 있다.

그는 1942년생으로 알려져 있으나 실제로는 1938년생이다. 김일성종합대학 외문학부에서 프랑스 문학을 전공한 후 노동당 국제부의 말단 관료로 시작해 국제부장을 거쳐 통일전선부장, 그리고 대남 담당 비서로 승진을 거듭하며 한번도 좌천한 적이 없이 출세 가로를 달려왔다. 그는 특히 김정은 정권들어서도 외교분야에 대한 폭넒은 식견, 세련된 매너와 인품으로 짧은 기간에 실세로 급부상했다. 그는 올 들어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정치국 위원으로 승진하기도 했다.

북한 매체들은 지난 8월 남북 고위 당국자 접촉에 황병서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비서가 참석한 소식을 보도하면서 김양건을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으로 소개했다. 노동당 정치국은 김정은·김영남·황병서 등 3명이 맡고 있는 상무위원에 이어 위원, 후보위원 순으로 서열이 구성된다.

김양건 비서는 2007년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남북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북측 주역으로, 당시 북측에서 회담에 유일하게 배석해 김정일 위원장을 단독 보좌했다.

지난 2007년 11월에는 통일부 장관과 국정원장의 초청으로 남한을 방문해 노무현 대통령과 면담을 가졌으며, 2009년 8월 21일부터 23일 동안 특사조의 방문단원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에 조문하기 위해 서울을 방문했다.

그의 사망원인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까지도 건강상 이상한 낌새가 없었던데다 '교통사고'라는 북한이 밝힌 사고 원인이 석연치 않아 보일 수도 있다. 북한사회의 특수성을 감안하면 적대세력의 테러나 숙청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이 이상하게 들리지 않는다.

사망원인이 무엇이든 그의 죽음은 큰 의미가 있다. 김양건은 북한외교와 대남정책을 주도하는 한 명의 인물에 불과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시스템보다는 특정인의 역량에 의존하는 북한 외교의 특성상 그의 존재감은 결코 가볍지 않다. 김양건이 없는 북한의 대남정책은 어떤 변화의 길을 선택할지, 그리고 우리는 또 어떻게 대응해야할지 중요한 시점을 맞았다.

[약력]그는 1970년대부터 당 국제부 지도원 과장을 지냈다. 1990년 4월 최고인민회의 제9기 대의원을 거쳐 1997년 4월 당 국제부 부장, 1998년 7월 최고인민회의 제10기 대의원(제84호 선거구) 2005년 7월 국방위원회 참사(대외사업 담당), 2007년 5월 27일 국방위원회 참사에서 조선로동당 통일전선부장으로 전임하면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도 겸하게 됐다. 2009년 4월 9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을 거쳐 2009년 8월 다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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